"게임과몰입, 정부 혼자 힘으로 해결 못한다"
츄 반 호아 베트남 정보통신부 부국장 인터뷰
"PC방·학교·게임사 전방위 협조 필수".."온라인게임 분류 세분화 계획"
2011-03-22 11:10:11 2011-06-15 18:56:52
[하노이=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최근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접속을 심야에 강제로 차단하는 '셧다운 제도'를 놓고, 과몰입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이라는 옹호론과 게임산업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일부 부처의 구실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에서 유일하게 최근 셧다운 제도를 도입한 베트남의 당국자를 만났다. 베트남에서 온라인 게임을 관리하는 정보통신부의 츄 반 호아 부국장은 지난 17일 <뉴스토마토>와 한 인터뷰에서 "셧다운제도 효과에 만족하지만, 정부의 지시나 명령만으로는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과몰입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츄 부국장은 "밤 세워 게임을 하던 청소년 숫자는 줄었지만, 늦게까지 게임을 몰래하는 청소년들은 지금도 있다"며 "학교 교육과 PC방, 게임사들의 협조가 있어야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이용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베트남 정부는 온라인 게임 분류를 세분화하고, 청소년의 PC방 이용 제한 사항을 늘리는 새로운 온라인 게임 규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츄 부국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추 반 호아 베트남 정보통신부 부국장
  
 
- 베트남 게임 산업의 현황은?
 
▲ 베트남은 2005년부터 온라인 게임 산업이 시작됐다. 한국 등 다른 나라들보다 많이 늦은 편이다.
 
그렇지만 베트남 게임사들이 한국, 중국, 일본 온라인 게임들을 수입하고 서비스하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특히 2007년부터 큰 폭으로 발전했다.
 
게임이용자는 빠르게 늘기 시작해 현재 약 100만명을 넘었고, 수십개의 회사가 약 60개 온라인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 베트남 정부의 온라인 게임 규제는 어떻게 이뤄져 왔나?
 
▲ 다른 인터넷 콘텐츠처럼 온라인 게임도 장점과 단점이 있다. 이런 단점을 막기 위해 2005년부터 몇 가지 규정을 마련했고, 2006년부터 온라인 게임을 관리하기 위한 60번 통지를 발표했다.
 
문화관광부과 통신부, 경찰청 등 여러 정부 부처가 온라인 게임을 관리하는 정책으로, 한국과 중국 등을 참고하며 베트남 실정에 맞게 만들었다.
 
규정 내용은 우선 온라인 게임 내용이 베트남의 미풍양속과 사회 도덕을 위반하지 않고, 새로운 문제를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수입되거나 개발되는 온라인 게임은 심사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 또 온라인 게임 회사를 관리하는 규정도 있다. 게임 회사는 베트남 정부에 세금을 내고, 게임 이용자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세번째로는 이용자의 게임 시간이 3시간을 넘지 못하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이 같은 정부 규정 외에도 지방마다 따로 관리하는 부분도 있다. 예를 들어 PC방 운영 시간은 어떤 곳은 밤 10시까지, 어떤 곳은 밤 11시까지 허용하는 등 조금씩 차이가 있다.
 
- 심야 시간에 온라인 게임 서버를 차단하는 제도를 새로 시행했다고 들었다.
 
▲ 베트남 온라인 게임은 2008년부터 빠르게 발전하면서 몇 가지 문제점이 발생했다.
 
우선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게임의 폭력성이 연령에 비해 심해졌다. 이는 청소년들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부로서는 게임사들이 게임의 폭력성을 줄이고, 게임 이용자들이 적극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내용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또 게임 시간이 너무 자유로워 게임 중독이 늘어났다. PC방이 규정 시간에 문을 닫은 후에도, 안에서 몰래 게임을 하는 경우도 발견됐다.
 
그래서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게 됐고, 2010년 8월1일 베트남 통신부에서 새로운 통지를 발표했다. 첫번째로 심사원을 만들어 베트남의 모든 온라인 게임의 내용과 게임시간, 서비스 방식이 60번 통지에 맞게 이루어지는 지를 검사했다.
 
이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8개 게임의 서비스가 취소됐다. 또 새로운 게임을 발행하는 것을 일시적으로 중단시켰다.
 
2010년 9월1일부터는 밤11시부터 게임사에서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이용을 차단하도록 하고 있다.
 
- 새로운 제도가 게임 과몰입을 막는데 효과가 있었나?
 
▲ 좋은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과거 언론 등에서 게임 중독이 심각하다는 기사가 많았는데 지금은 그런 기사가 크게 줄었다.
 
아직도 PC방에서 몰래 늦게까지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많이 줄었다. 게임사와 PC방 등이 규정을 잘 지키고 있다.
 
11시까지 게임이 차단됐으니, 학생들은 게임을 더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됐다. 이 때문에 그 동안 자녀들의 학업부진을 게임과 PC방 탓이라고 비난하던 학부모들의 목소리도 작아졌다.
 
한가지 확실하게 말해두고 싶은 것은, 이번 규제는 청소년의 심야 온라인 게임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는 것이다. 전체 인터넷을 차단하는 것은 북한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 온라인 게임에 대한 다른 정책은?
 
▲ 지금 현황에 맞는 새로운 법이 상정을 기다리고 있다. 아직 승인을 받지 못해 구체적인 내용을 말할 수 없지만, 온라인 게임을 더 세부적으로 분류할 계획이다.
 
공부 등에 도움이 되는 게임은 플레이 시간을 더 길게 해 주거나, 폭력적이거나 공부에 도움이 안 되는 게임은 플레이 시간을 줄이도록 하는 것이다. 또 학생은 낮 시간에 PC방 출입을 금지하고, 14세 이하 청소년은 보호자와 동반해야 PC방에 갈 수 있도록 하는 규정도 생길 수 있다.
 
온라인 게임의 회원 가입에서 타인의 개인정보를 도용하지 못하도록 회원 가입 방식도 강화될 것이다. 이를 통해 만약 어떤 학생이 게임을 규정된 시간 이후에 할 경우, 게임회사는 그 학생의 학부모에게 연락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베트남의 정책 방향은 온라인 게임이 베트남 사회에 더 어울리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말한 대책은 정부의 명령과 지시인 행정 대책이지만, 이것만으로는 온라인 게임을 잘 관리할 수 없다. 우선은 정책을 만들 때, 여론을 충분히 듣고 이를 반영해야 한다.
 
또 학생들이 게임을 무조건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등 단체에서 온라인 게임에 대한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 또 게임사들도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잘 관리해야 한다.
 
- 게임사들의 게임 개발에 대한 지원책은 어떤 것이 있나?
 
▲ 최근 몇개 기업에서 자체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어떤 게임은 시장에서 성공했다. 기업들이 개발을 막 시작하는 단계라서 정부 지원은 아직 미흡하다.
 
하지만 게임을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있다. 특히 게임 내용이 교육에 도움이 되거나 베트남 역사, 문화 등이 포함돼 있으면, 게임이 쉽게 개발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뉴스토마토 김현우 기자 Dreamofan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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