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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석 굿닥 대표 “네이버·다음 놓친 '노다지' 의료시장 넘본다”
2012-06-21 11:38:53 2012-06-21 16:07:52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인터넷사이트에 들어가면 어김없이 뜨는 배너광고. 여기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다름 아닌 병원광고다. 누리꾼들 중에서 환자가 많지 않을 텐데 왜 의사들은 최대 광고주가 됐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의료시장에 유동성이 넘쳐흐르기 때문이다. 더구나 요새 사람들은 아프지 않아도 병원을 자주 찾곤 한다. 특히 성형외과, 피부과, 치과, 비뇨기과는 언제나 사람이 끊이지 않는 이른바 ‘금맥’이다.
 
반면 의료법상 광고할 수 있는 곳은 극히 한정돼 있다. 국민 건강과 밀접하다는 이유로 지상파TV 및 라디오 광고가 금지됐기 때문이다. 개인병원 증가와 더욱 치열해진 경쟁은 의사들을 인터넷 마케팅의 현장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 선정성 짙거나 스팸성 광고가 많다는 게 문제다. 좋은 의료전문 플랫폼이 없으니 아무 사이트나 덕지덕지 붙여진 것이다.
 
하지만 틈새시장이라 할 수 있는 온라인 의료시장을 눈여겨보고, 과감히 뛰어든 젊은이가 있다. 임진석 굿닥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이용자에게는 신뢰성 높은 의료정보를, 의사들에게는 마케팅의 기회를 주는 모바일 플랫폼 '굿닥'을 내놓았다.
 
임 대표에게는 크게 두가지 흥미로운 경력이 있다. 먼저 다음커뮤니케이션 최연소 팀장이라는 점이다. 20대 초반 병역특례로 입사, 8년간 전략·기획 부문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아울러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 노정석 아블라컴퍼니 대표 등이 모여 만든 벤처투자사 ‘패스트트랙아시아’가 지원하는 첫번째 스타트업CEO이기도 하다.
 
풍부한 경험과 탄탄한 투자를 바탕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이디어와 패기만을 믿고 벤처업계로 뛰어든 다른 이들과 차별화되는 요소다.
 
스스로를 인터넷 비즈니스에 중독된 ‘웹덕후’로 칭하며, 새로운 가치가 담긴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그로부터 창업계기와 과정, 앞으로의 사업전략 및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다음(035720)이면 대형 포털인데 최연소 팀장 자리를 내놓고 벤처를 시작한 이유는.
 
▲ 원래부터 창업에 관심이 많았다. 회사 몰래 사업을 하다가 걸려 된통 혼나기도 하는 등 의지가 컸는데 지난해 인터넷업계에서 모바일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새 트렌드로 나타나자 ‘기회다’ 싶었다. 실제 평소 구상했던 서비스가 시장에 나오자 더 늦기 전에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하고 싶은 것 하자는 마음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 패스트트랙아시아의 첫번째 투자 사례다. 엄청난 경쟁을 뚫은 비결은 무엇인가.
 
▲ 남들보다 실패 경험이 많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간 의류업을 하기도 하고, 메타사이트를 운영하기도 하는 등 여러 사업을 진행했는데 성과가 모두 미미했다.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시행착오를 줄이는 한편 빠른 실행력을 갖출 수 있었다.
 
- 창업멤버는 어떻게 구했는지 궁금하다.
 
▲ 인터넷사업은 절대로 혼자 할 수 없다. 다음에서 4년간 같이 일한 김기풍씨와 우연히 행사장에서 만난 티켓몬스터 개발자였던 김종훈씨와 의기투합했다. 우리 셋의 공통분모는 새로운 웹서비스를 만드는 것에 대한 열정이 컸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스스로 ‘웹덕후’라 칭한다. 이밖에도 인맥을 활용해 ‘고급인력’을 엄선했다.
 
- 굿닥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달라.
 
▲ 이용자가 지역별로 의사를 찾고 예약할 수 있는 모바일 어플이라 보면 된다. 의사약력은 물론 병원, 시설, 가격 등 의료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아울러 병원 입장으로는 이를 홍보의 장소로 사용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다음에 있을 때 검색엔진 분야에서 기획에 대한 경험을 쌓았는데 포털이 제공하는 전문콘텐츠가 많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따라서 다나와나 호텔365처럼 특정 분야에 대한 정보플랫폼을 만드는 게 어떨까 생각했다.
 
- 많은 이들이 네이버 독주체제가 지속되는 이유는 타 검색과의 콘텐츠 차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네이버라도 모든 분야에 대해 심층적인 정보 제공을 할 수 없을 테니 이 허점을 노려 ‘한가지만 파서 제대로 보여주자’는 의도라고 보면 되나.
 
▲ 그렇다. 이를 흔히 버티클 검색이라 한다. 한국에서는 통합검색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뉴스, 블로그, 동영상 등 수많은 콘텐츠를 구조화하기란 정말 힘들다. 하지만 벤처기업은 한 분야만큼은 제대로 할 수 있다.
 
- 왜 하필 의료냐.
 
▲ 크지만 비어있는, 또 매력적인 시장이 의료라고 봤기 때문이다. 치료는 몸을 담보로 하는 것인데 단순히 간판이나 배너광고 보고 들어가기에는 위험이 크지 않나. 우리는 구체적인 정보를 줌으로써 이용자들이 좀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만약 의료시장에서 유의미한 서비스가 된다면 비슷한 성질을 가진, 즉 시간을 재화로 전문성을 판매하는 미용사, 변호사 등으로 확장이 가능하다.
 
- 성과는 어떠한가.
 
▲ 불과 오픈한지 한달밖에 안됐는데 벌써 다운로드가 10만을 돌파했다. 방문자수 증가율이나 예약전환율도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 ‘영업의 꽃은 제약영업‘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입점 영업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 제약회사와 설문조사를 통해 데이터(DB)를 모았고, 협회와의 제휴도 모색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서울 전역을 돌면서 영업을 했고, 문전박대도 많이 당하면서 제휴 숫자를 키워나갔다. 다행히 지금은 직접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플랫폼 사업인 만큼 광고나 입점료가 될 것 같다.
 
▲ (입점료와 유사한) 솔루션 임대비용이다. 병원 컴퓨터에 설치, 병원이 이를 기반으로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도록 돕는 것이다. 전화상담부터 예약까지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협약은 1000개, 솔루션 공급은 100개 가량 이뤄졌는데 지금은 무료단계다. 어느 정도 숫자가 모아지면 파트너사들의 의견을 받고 유료화로 전환할 계획이다.
 
아울러 광고모델도 구상 중인데 구글처럼 최대한 인터페이스나 콘텐츠 품질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도입할 것이다. 플랫폼사업인 만큼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따라서 손익분기점을 급하게 잡진 않을 계획이다.
 
서비스 고도화도 준비 중이다. 외국어, 메신저, 설문 등 다양한 기능을 도입할 예정이다.
 
- 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나.
 
▲ 인재와 자금확보 문제는 거의 해결됐다. 비싼 고민이긴 한데 서비스를 알린다는 게 쉽지 않다. 아울러 완전히 신규 시장이기 때문에 개척하는 재미도 있지만 목표점을 제대로 잡기 힘들다는 점도 있다.
 
- 임 대표의 경력을 봤을 때 준비된 벤처인 같다. 후배 창업자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하자면 진지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하기 보다는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또 웬만하면 겨울에 창업을 해야 한다. 봄에 투자자금이 풀리기 때문인데 여러 가지 지원 프로그램이 많으니 굿닥처럼 적극 응모하길 바란다.
 
- 향후 목표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달라.
 
▲ 지난 한달간 많은 관심과 사랑, 감사드린다. 현재 보유한 콘텐츠와 기능, 조만간 10배 수준으로 올려 본인은 물론 친구, 가족들이 아플 때 쓰는 건강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도록 할 것이다. 아울러 국내에는 주치의라는 개념이 없는데 그 가치를 이용자들에게 선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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