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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국감)'오락가락' KB 징계, 금감원 '1·2인자' 갈등으로 비화
2014-10-16 17:37:40 2014-10-16 17:37:40
◇16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장에서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사진 오른쪽)과 최종구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의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News1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장에서 금융당국의 오락가락한 KB금융 징계가 도마위에 오른 가운데 해명을 거듭할수록 금융감독원 1, 2인자간의 갈등으로 비화되는 모양새다.
 
16일 금감원에서 열린 정무위 국감에서 임영록 전 KB금융(105560)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에 대한 최수현 금융감독원의 중징계 최종 결정 과정을 놓고 최 원장과 최종구 수석부원장의 말이 엇갈렸다.
 
정무위 소속 신동우 의원(새누리당)이 "금감원장이 임 전 회장과 이 전 행장에게 마지막으로 중징계를 내렸는데 그 의사결정과정에 수석부원장이 참여했었나"라고 물었다.
 
최 수석부원장은 "참여 안한다"고 답변했고 곧바로 최 원장은 "내부 회의가 있었는데 수석부원장이 그때 회의에 참석을 못한 것"이라고 말을 덧붙였다.
 
그러자 최 수석부원장은 "휴일에 내부 회의를 했는데 그런 일정이 있는지 몰랐다"고 말을 바꾸었다.
 
신 의원이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 경징계를 금감원장이 중징계로 뒤집은 사례가 이번이 처음인데, 제재심의위원장인 최종구 수석부원장의 의견이 중요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최 수석부원장은 "그날 회의에는 없었지만 몇차례 원장에게 의견을 들었다"고 말했고, 최 원장은 "수석부원장의 의견은 제재심 의견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결국에는 KB금융 수장들에게 중징계 결정을 내리면서 금감원장과 수석부원장간의 의견교환은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국감에서는 제재심의위원회가 임 전 회장과 이 전 행장에 대한 경징계를 결정할 당시 구경모 은행검사국장이 배제된 것도 다시 부각됐다.
 
김기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왜 징계 양정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은행검사국장을 배석시키지 않았나"고 묻자 최 수석부원장은 "밤늦은 시간에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징계 양정해야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병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검사국장은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냐고 묻자 구 검사국장은 "검사국이 양정심의에 참여해왔는데 그  부분은 아쉽다고..(이의를 제기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이런 내용을 보고 들은 금감원 전임자들이 내부 갈등이 심각하다고 하더라"며 "어떻게 내부 갈등을 빚을 수 있나"고 질책했다.
 
최수현 원장은 "수석부원장과 개인적인 갈등은 없다"고 부인하며 "제재심의위원회가 공정성과 독립성이 보장돼야하지만 감독원장의 통제에 있는 점에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 원장이 최 수석부원장이 엇갈리는 것은 행시(25회) 동기인 점도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당국 안팎에서는 행시 동기이자 상하관계인 둘 사이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6월 임 전 회장과 이 전 행장에 대해 주전산기 교체문제 등의 책임을 물어 중징계를 사전통보했으나 3개월만에 제재심의에서 징계수위가 경징계로 경감됐다. 하지만 최수현 금감원장이 제재심의 결론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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