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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울리는 '5년차 징크스'
2015-04-16 13:32:50 2015-04-16 13:32:50
◇컴백 쇼케이스에서 눈물을 보인 달샤벳의 지율. (사진제공=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걸그룹 달샤벳의 쇼케이스. 1년 3개월 만에 가요계에 돌아온 달샤벳의 컴백을 축하하는 기분 좋은 자리였다. 하지만 멤버들이 줄줄이 눈물을 흘리면서 행사장은 눈물 바다가 됐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가장 먼저 눈물을 보인 것은 지율이었다. 지율은 "오랜 공백 기간이 있었는데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았을까 걱정을 했다"고 말했다.
 
달샤벳은 지난해 중 새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수빈이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를 당하고, 우희가 기흉 수술을 받는 등 악재가 겹쳐 발매가 미뤄졌다.
 
지율이 "쉬는 내내 SNS를 통해 응원을 해줬다"며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면서 연신 눈물을 흘리자 다른 멤버들의 눈에서도 눈물이 쏟아졌다. 걸그룹으로서 겪어야 했던 고생, 슬럼프 등에 대한 여러 감정이 교차했을 터.
 
달샤벳은 올해로 데뷔 5년차를 맞았다. 가요계엔 '5년차 징크스'가 있다. 아이돌 그룹이 데뷔 5년째가 되면 해체, 멤버 교체 등으로 인한 위기를 맞게 된다는 것. 소녀시대, 2NE1, 씨스타 등 데뷔 5년을 넘어 건재를 과시하는 팀들이 있지만, 일부 인기 걸그룹들만의 이야기라는 지적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1~2년 해서 안 되면 3년, 4년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면 결국 잘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버틸 수 있는 회사의 경제력이 중요하다. 그럴 만한 체력이 없으면 아이돌 그룹의 활동이 지속될 수 없다"며 "데뷔 5년이 지났는데 큰 성과가 없다면 회사의 입장에서도, 가수의 입장에서도 승부를 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했다.
 
이어 "눈에 띄는 성과 없이 슬럼프가 계속된다면 아이돌로선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가요 시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된 뒤 새 음원이 발표되면 단 하루만에 사실상 성패가 결정되는 세상이 됐다. 그런 가운데 5년은 아이돌들이 막연히 버티기엔 너무 긴 시간이다. 걸스데이, EXID 등 상대적으로 늦은 시기에 빛을 보는 걸그룹들도 있지만, 예외의 경우인 데다가 두 팀 모두 5년 안에 승부를 본 케이스다. 두 팀이 본격적으로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4년. 당시 걸스데이는 데뷔 5년차, EXID는 3년차였다.
 
걸그룹들은 최대한 짧은 기간 내에 가요계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곤 한다. 하지만 걸그룹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보이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한 관계자는 "걸그룹이 선택할 수 있는 콘셉트가 사실상 섹시와 청순 밖에 없는 상황에서 색다른 콘셉트를 내놓기가 쉽지 않다"며 "가요계에서 활동 중인 걸그룹의 수가 늘어난 탓에 멤버들의 개인 활동으로 활로를 뚫기에도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고 했다.
 
최근 아이돌들이 작사, 작곡에 직접 참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 역시 이들의 생존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달샤벳의 새 앨범엔 수빈이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개성 있는 음악 색깔로 다른 걸그룹들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대중들에겐 실력파 아이돌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전략이다.
 
데뷔 5년차 걸그룹으로서의 간절한 마음이 통했을까. 달샤벳은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컴백을 알렸다. 달샤벳의 신곡 '조커'는 16일 오후 기준으로 다음뮤직에서 4위, 소리바다에서 5위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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