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금감원, 마트·편의점 캐시백 서비스 지지부진
관련 업계와 사업 논의 '전무'…"이해관계 조율 쉽지 않아"
2016-04-14 16:01:14 2016-04-14 16:01:50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카드 결제 시 현금을 인출할 수 있게 해주는 캐시백 서비스가 연내에 도입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캐시백 서비스 방안을 내놓은 금융감독원과 관련 제도를 직접 운영할 유통업체 간 협의가 두 달이 넘도록 한번도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주요 유통업체들에 따르면 캐시백 서비스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금융당국이 유통업체와 사전 협의 한번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트 및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은 금융당국의 발표에 기대를 하고 캐시백 서비스 논의를 기다리고 있지만 아무런 제안도 들어오지 않아 어리둥절하는 분위기다.
 
국내 최대 편의점 CU의 사업자인 BGF리테일(027410) 관계자는 "아직까지 우리 쪽으로 업무적 통보가 없는 것으로 봐서는 (금감원) 내부적으로 검토만 하고 있는 것 같다"며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캐시백 서비스를 실시한다는 내용 외엔 구체적으로 아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감독 당국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아서 일단은 지켜만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캐시백 서비스를 실제로 운영해야 할 유통업체가 금융당국의 입만 바라보는 모양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자동화기기(ATM)에서 시민이 출금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욱이 캐시백 서비스와 관련해 AMT제조사와 유통업체들간의 엇갈린 이해관계 탓에 연내 제도 도입이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특히,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ATM(자동금융거래단말기) 제조업체들의 반발이 극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캐시백 서비스 도입으로 동네 편의점에나 대형마트에서 소액의 수수료 만으로 현금 인출이 가능해지면, ATM이 공간만 차지하는 애물단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동네 편의점 등에 설치된 ATM기기는 1300~1500원까지 수수료를 받는데, 캐시백 서비스가 시작되면 기기 관리비와 장소 대여비 등의 고정비용이 없어져서 수수료가 낮아진다.
 
ATM 제조사 입장에서 보면, 캐시백 서비스는 사업을 위협하는 악재와 다름없다.
 
이 같은 우려는 금감원도 인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캐시백 서비스가 주요한 현금 인출 경로로 자리 잡으면 ATM 제조사는 수익에 타격이 있으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주요 ATM 제조사들은 일단 추이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ATM 생산업체인 LG CNS 관계자는 "금감원으로 부터 지침을 받거나 사전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현재까지 캐시백 서비스는 금감원의 아이디어 차원이지, 공신력을 가지고 이런 서비스를 갖추라고 업계에 내려오는 것이 아니니, 일상생활에 자리잡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 관계자는 "캐시백 서비스를 도입한 외국 사례를 참고하는 것도 좋지만, 국내와 국외의 금융환경 차이를 인지해야 할 것"이라며 "이해관계자 엇갈리기 때문에 의견 합치를 이루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