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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컴즈 10년만에 상폐…"새 플랫폼 사업 추진"
SKT 완전 자회사로 편입…실적 부진 지속시 흡수합병도 거론
2017-03-07 06:00:00 2017-03-07 06:00:00
[뉴스토마토 정문경기자] 2000년대 국내 대표 온라인 커뮤니티 '싸이월드'로 명성을 떨쳤던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가 상장 10년만에 주식시장을 떠나게 됐다. 2010년대 들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과 카카오톡에 밀렸고 포털서비스와 신규 사업마저 성적이 부진한 탓에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오면서 결국 SK컴즈는 자진 상장폐지를 수순을 밟았다. 뒤늦은감은 있지만 상폐 결정은 중장기 성장을 빠르게 추진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것이 SK컴즈측의 설명이다.
 
6일 정보통신(IT)업계에 따르면 SK컴즈의 싸이월드는 미니홈피와 도토리, 일촌, 파도타기 등 다양한 인기 기능을 선보이며 현재 카카오톡 못지않은 전성기를 누렸다. SK컴즈는 지난 2002년 10월 네이트와 넷츠고, 라이코스코리아를 통합해 출범한 회사다. 다음해인 2003년 '싸이월드'를 인수한 후 네이트온을 내놓으며 2000년대 중반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2007년에 엠파스와 인수합병을 통해 우회상장했다.
 
당시 싸이월드는 도토리·일촌·파도타기 기능을 선보이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페이스북이 미니홈피를 대체하고 카카오톡이 대세로 등장하면서 SK커뮤니케이션즈는 추락하기 시작했다. 2009년 9월 네이트와 메인을 통합하는 시도를 했지만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 결국 2014년 초 SK컴즈로부터 분사돼 독립 운영됐다. 현재 포털 '네이트'와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앱) '싸이메라'만이 주요사업으로 남아있다.
 
SK컴즈는 여러 시도로 반등을 꾀했으나 결국 최근 5년 연속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적자를 냈고 SK컴즈는 지난해 매출 581억원, 영업손실 110억원을 기록했다. 결국 회사는 2007년 엠파스와 인수합병을 통해 우회상장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지 10년 만에 주식시장에서 떠났다.
 
SK컴즈는 지난 2013년 12월에는 네이트 검색서비스마저 다음커뮤니케이션에 위탁했다. 2014년에는 싸이월드가 분사해 새 살림을 차렸다. 지난해 이미지 스토리텔링 앱 '릴레이픽스'와 사진 SNS '망고트레인'을 종료했고, 그해 6월 싸이메라의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기능도 종료했다. 적자를 축소하기 위해 신규 서비스를 꾸준히 정리하는 과정에서 직원 이탈도 이어졌다.
 
임직원 수도 많이 줄어들었다. 중간에 싸이월드가 분사한 이유도 있지만, 2012년 796명에 달했던 직원이 지난해 말 기준 약 280명으로 쪼그라들었다.
 
SK컴즈 관계자는 “중장기 성장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자진 상장폐지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컴즈는 앞으로 운영 중인 포털사이트 ‘네이트’와 메신저 ‘네이트온’ 및 카메라 앱 ‘싸이메라’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새로운 플랫폼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SK컴즈 내 신사업 추진 부서에서 최근 본격적인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신
 
주식시장을 떠나게 됐지만 SK텔레콤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며 지배구조가 탄탄해진 점은 SK컴즈에 긍정적인 대목이다. 최대주주인 SK텔레콤이 추진하는 유무선 인터넷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수익원을 다각화한다는 게 SK컴즈의 복안이다.
 
다만 포털 업계 일각에서는 상장폐지 이후에도 SK컴즈의 실적 부진이 계속 이어지면 최대주주인 SK텔레콤에 흡수 합병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SK컴즈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SK브로드밴드·SK플래닛 등 다른 SK텔레콤 자회사처럼 독자적으로 사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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