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시론)블랙 프라이데이와 전자상거래
2017-12-01 08:00:00 2017-12-01 08:00:00
미국의 11월 마지막 주 금요일을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한다. 이날이 되면 대형매장마다 대규모 세일을 하고 밤을 새서 줄을 서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유통업자 입장에서는 내년으로 재고를 남겨 비용을 쓰는 것보다 싸게 팔아버리려고 하고 소비자들은 연말 보너스로 싸게 쇼핑하려는 의도가 서로 맞아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전과는 달리 매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는데 이는 온라인 쇼핑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온다. 우리나라 소비자들도 해외직구를 통해 쇼핑을 많이 한다. 월마트보다도 아마존에서 쇼핑을 한다. 전자상거래 대표기업인 아마존은 시가총액이 월마트보다 2배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20년 전 인터넷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어떻게 이런 성장을 이뤄냈을까?
 
사실 전자상거래가 이제 거의 모든 분야의 비즈니스에서 활용되다 보니 전자상거래라는 용어 자체가 ‘한물 간’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전자상거래는 지난 20년 간 비약적인 사업적, 기술적 발전을 이뤄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투자 자문사인 뱅가드 그룹의 경우, 신규 고객의 80 % 이상을 웹을 통해 확보한다.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콘텐츠 전달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전자상거래는 급성장했다.
 
또한 기존의 HTML, XML 등의 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블로그 ("web log"의 줄임말)를 활용한 사업모델도 출현했다. 비즈니스에서도 블로그를 활용할 수 있는 사업 잠재력이 있다. 인기 블로그에 트래픽이 증가하면 기업가들은 블로그 사이트의 광고 공간을 산다. 블로그의 인기도가 높아지면 광고 스폰서 링크에서 블로그를 ‘클릭’하는 독자를 통해 수익원이 확보된다. 인터넷의 확장성이 여기에서도 적용된다. 즉, 더 많은 사람들이 볼수록 사이트의 사업화 가능성이 커진다. 또 블로그 내용이 쇼핑으로 연결도 되는데, 예를 들어 블로그에 지속적으로 화장품 리뷰를 올리고 링크를 통한 화장품 판매가 이뤄질 때 수수료를 받는다.
 
기술적으로도 소비자에 대한 분석이 많이 이뤄진다. 전자상거래 웹사이트를 방문했다면 사용자 컴퓨터에 쿠키라는 작은 파일이 저장된다. 또한 키워드 광고나 배너 광고를 통해 소비자가 관심을 가지는 상품정보를 오프라인 매장보다 훨씬 더 많이 노출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웹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구매자가 어떤 사이트를 보고 어디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웹사이트 방문기록(Click stream)을 추적할 수 있다. 구매자가 방문 할 때마다 소프트웨어는 구매자의 선호도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된다. 전자상거래 회사는 소비자의 웹사이트 검색 패턴, 웹페이지 이동 등의 행동 정보를 모아서 분석할 뿐만 아니라 다른 온라인 정보 수집회사로부터 고객정보를 수집하여 통합 고객 정보를 구축하기도 한다. 사생활 보호 이슈가 제기되고 있지만 비즈니스를 위해 고객 정보를 활용해 소비자 프로파일링(consumer profiling)을 하는 것은 전자상거래 업계의 관행이 된지 이미 오래 되었다.
 
물론 오프라인 유통회사들도 온라인 판매를 하고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구매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받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온라인 소비자들을 확보하려 하지만 고객 정보 획득, 확장성과 속도 면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전자상거래의 사업모델이 고도화 되면서 경영학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점 중 하나는 고객이 셀프 서비스를 하면서 판매 과정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프로슈머’라 불릴 만한 고객들은 전자상거래를 할 때, 필요한 정보를 직접 수집하고 구매한 후, 배송 상태를 확인한다. 또 상품의 후기를 남기고 커뮤니티를 만들어 개선 아이디어를 내기도 한다. 이전의 오프라인 상거래에서는 고객이 직원에게 요청해 월급을 받는 직원이 할 일을 고객이 직접 하는 것이다. 이런 소비자의 참여는 소비자 만족과도 직접 연결되는데 이는 이케아(IKEA)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는 완성품 가구에 비해 본인이 직접 공을 들여 만든 가구가 더 애착을 갖게 된다는 점에 기인한 것이다.
 
보스턴 대학의 밴 앨스타인 교수는 삼성과 게임산업을 가진 한국이 온라인과 모바일 플랫폼 강국이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온라인과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전자상거래는 비즈니스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 기대한다. 전자상거래의 놀라운 확장성이 비즈니스 변화에 중요하게 작동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전자상거래 분야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대학 글로벌경영학트랙 교수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