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주요 광역단체장 선거 대진표 윤곽이 드러난 가운데, 당선자들 대다수가 차기 대권으로 직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선거 결과는 정치지형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새로운 잠룡이 부상할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선 기존 거물급 정치인들의 정치생명을 끊을 수도 있다.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남지사 선거는 차기 총선·대선의 향배를 가늠할 영남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최종 승자가 차기 대선주자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번 선거에도 대권을 노릴 만한 거물들이 대거 나섰다. 우선 ‘대선 길목’으로 통하는 서울시장 선거에는 박원순 현 시장이 다시 나선다. 박 시장의 3선 도전에 당내 경쟁자들은 벌써부터 ‘대권을 포기하라’는 압박으로 그를 견제하고 있다. 그만큼 박 시장이 대권에 근접해있다는 방증이다. 당내에서 박 시장의 대항마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우상호·박영선 의원도 경선과 본선에서의 생환 여부에 따라 정치적으로 성장할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에서 패배의 쓴맛을 봤던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며 정치적 재기에 나섰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당을 살리고, 대선 실패를 만회하며 ‘유력 잠룡’의 위치로 복귀하기엔 서울시장 만한 카드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자유한국당에선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된다. 김 전 지사가 불리한 여론지형을 극복하고 승리한다면 보수 진영 차기 대선 주자로서의 가능성을 담보 받을 수 있다.
인구 1300만명의 전국 최대 광역단체 수장인 경기지사 자리도 자동으로 차기 대선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곳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전 성남시장과 전해철 의원, 양기대 전 광명시장 중 어느 후보가 본선티켓을 쥐고 남경필 현 지사를 상대하느냐에 정치적 명운이 갈릴 것이란 관측이다. 이 전 시장과 남 지사가 유력 대선후보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전 의원과 양 전 시장이 깜짝 당선된다면 차기 대선주자로 가는 교두보를 단번에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 격전지로 주목 받는 경남지사 선거는 단순히 임기 4년 간 경남도정을 맡기는 선거가 아니다. 김태호·김두관·홍준표 등 경남지사를 역임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곧 대권후보라는 인식이 강해진다. 민주당 후보로 나서는 김경수 의원은 험지 출마라는 상징성을 토대로, 당선될 경우 몸값이 급격히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태호 전 최고위원도 경남지사에 재입성한다면, 한국당의 위기극복을 성과로 차기 잠룡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서울시장(왼쪽)이 지난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주 4·3 제70주년 광화문 추념식에 참석해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우상호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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