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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달리는 코끼리 등에 올라 타라"
삼성 현지 생산 늘리기…LG 현지 맞춤형 가전 강화
2018-07-12 15:48:46 2018-07-12 15:48:46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계기로 13억 인구 대국인 인도를 잡기 위한 포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빼앗긴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탈환하는 동시에 가전 분야 확장을 노린다. LG전자는 가전의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는 한편 국민 브랜드 안착에 공을 들이고 있다.
 
12일 주요 외신 및 각사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LG전자 인도법인의 매출은 각각 10조3939억원, 2조553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7.7%, 9.7% 늘어났다. 2015년 대비로는 각각 29.8%, 18.5%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분야에서 지난해 3분기까지 점유율 1위를 기록했고, LG전자는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생활가전에서 1위를 고수 중이다.
 
인도 델리 시내에 위치한 전자제품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모기 쫓는 LG전자 TV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두 기업의 공략 비결은 '현지화'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 노이다 공장 준공을 계기로 월 500만대에서 1000만대로 스마트폰 생산능력을 확충했다. 연간으로는 1억2000만대 생산이 가능해지는데,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판매량(1억2680만대)과 비슷한 수준이다. 2022년 연간 2억대 돌파가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 대응을 하겠다는 것이다. 당장 제품 공급 시기를 앞당겨 지난해 4분기 중국 샤오미에 밀린 점유율을 만회하는 것도 목표다. 갤럭시S9을 비롯해 갤럭시A6·A8플러스, 갤럭시J8·J7 등 반년 동안 13종을 출시하며 프리미엄폰에서 중저가 라인까지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가전 분야도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 초고화질(UHD) TV 등 현지 라인업을 10개에서 16개로 늘렸다. 회사 관계자는 "유통·서비스 등도 개선해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1997년 노이다에 인도법인을 세우고 현지에 진출했다. 생산기지는 노이다와 푸네에, 소프트웨어연구소는 방가로르에 있다. 지난해 기준 TV 누적판매량 5000만대, 냉장고 3000만대를 기록 중이다. 정전이 잦은 현지 상황을 고려해 전기가 끊겨도 7시간 동안 냉기를 유지하는 냉장고, 초음파로 모기를 쫓는 에어컨·TV·스마트폰, 현지 수질을 고려해 정수 성능을 높인 정수기 등 특화 제품으로 현지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감성 마케팅을 강화하며 현지 소비자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인도 소비자들의 공감대를 끌어내기 위해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고, 군인에 대한 예우를 중시하는 풍습을 존중해 보훈마케팅도 매해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케이팝 월드 페스티벌 인도 행사 후원을 하며 소비자와 접점도 넓혀가고 있다.
 
인도는 1인당 평균 국민소득이 2016년 기준 1500달러에 불과하지만 성장률은 중국을 압도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가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 7.2%로 중국을 따돌린 데 이어 2022년 성장률이 8.2%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향후 민간소비가 늘어날 잠재력이 크며, 투자 확대로 실물경기 호조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인도에서 각국 전자업계의 경쟁이 활발해지면서 삼성과 LG의 현지화 전략도 강화되고 있는 추세"라면서 "성장 시장인 인도에서 밀리면 세계시장도 담보할 수 없다는 경각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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