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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약발 안받는 코스닥 정책에 속끓는 개미
2018-07-17 08:00:00 2018-07-17 08:00:00
 코스닥에 투자한 개미들이 속을 끓이고 있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생각만큼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면서 코스닥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서다.
 
올 초 800선으로 시작한 코스닥은 활성화 정책 발표에 힘입어 지난 1월말 932.01까지 오르는 등 뜨겁게 달아올랐다. 기관과 외국인을 끌어들여 ‘2부 리그’ 취급을 받는 코스닥을 코스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시장으로 키우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를 믿은 개미들이 앞다퉈 투자에 나서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개인의 힘만으로 코스닥이 고공행진을 계속하기는 부족했다. 코스닥은 1월말을 최고점으로 조정을 받았고 최근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등 악재의 영향으로 연중 최저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지수 하락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은 결국 개인이다. 개인은 상반기 코스닥 시장에서 2조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반대로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3000억원, 2000억원가량을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락이란 '장대비'를 피해갔다.
 
정부가 기관과 외국인의 코스닥 투자를 늘리기 위해 코스피·코스닥 통합지수를 발표하고 코스닥벤처펀드를 출시하는 등 정책적 노력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고 기대감에 뛰어든 개미들만 애를 태우고 있는 것이다.
 
코스닥 부진에 대해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미·중 무역분쟁 등 외부요인이 크다고 생각하고 대외여건이 개선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며 "기관과 외국인의 비중이 시장의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어느 정도 개선되고 있으니 긴 호흡으로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의 거래 비중은 2014년 11.6%에서 2016년 9.4%까지 축소됐다가 올해 상반기 13.7%까지 올라선 상태다. 여전히 80% 이상은 개미들이 거래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 이사장의 얘기처럼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요인이 악재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코스닥벤처펀드 자금이 시장으로 제대로 유입되지 않는 등 정부 정책이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도 코스닥 부진의 분명한 원인이다.
 
개인에게 불확실한 미래를 기대하면서 긴 호흡으로 마냥 기다리라고 하는 것은 가혹한 일이다. 코스닥을 진정한 자본시장의 혁신 시장으로 자리매김 하게 하기 위해서는 더욱 과감하고 확실한 대책이 절실한 이유다.
 
신송희 증권부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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