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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대규모 구조조정, 한국지엠 노조 '촉각'
북미에서만 1.8만 감원 계획…노조, 여당 압박 나서
2018-11-02 17:03:02 2018-11-02 17:03:04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한국지엠의 철수 또는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지엠 사측과 연구개발(R&D) 법인분리 사안을 두고 대립하고 있는 노조는 향후 GM 본사의 행보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노조는 최근 북미 지역 상무급 이상 임원들에게 발송된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 명의의 희망퇴직 관련 메일 내용을 입수해 조합원들에게 설명할 예정이다. 2일 미국 언론 등에 따르면 GM은 북미 지역에서만 1만8000명의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할 계획이다. 북미에서 일하는 직원이 5만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30%가 넘는 규모다. GM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32억달러(약 3조5800억원)에 달했음에도 감원을 결정했다. 
 
노조는 지난달 말부터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아니라 바라 CEO와의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달 23일에는 바라 CEO에게 법인분리 사안에 대해 직접 해결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노조 관계자는 "카젬 사장은 GM 본사의 지시를 받아 수행하는 허수아비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대화의 당사자가 될 수 없다"면서 "한국지엠의 철수설, 구조조정, 분할 매각 등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바라 CEO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바라 CEO가 서신에 대한 답변에서 "머지 않아 한국지엠을 방문하고자 한다"는 점을 들어 이달안으로 방한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GM이 북미 지역을 대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한국지엠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GM은 영업이익이 발생했지만 미래 자동차 패러다임을 주도하기 위해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섰다"면서 "적자가 지속되는 한국지엠은 GM의 미래 계획에 없어 국내 철수는 결국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바라 CEO가 방한한다면 산업통상자원부 또는 산업은행과 먼저 만나야 할 것"이라면서 "당국과의 일정 조율에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 연내 노조와 단독으로 만나는 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조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하면서 사측이 추진 중인 법인분리 및 향후 구조조정을 막는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법인분리 작업을 마무리한다면 이후 대응할 방법이 없어 여당에 문제해결을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노조는 2일 인천시 부평 갈산역 부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노조는 "홍 대표는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폐쇄와 구조조정과 관련해 책임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노조에 수차례 약속했다"면서 "하지만 이 사안에 대해 침묵하거나 오히려 노조에 양보를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에도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한국지엠의 법인분리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어 "공장폐쇄로 이어질 수 있는 법인분리에 대해 민주당은 명확한 입장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지엠 측은 "카젬 사장이 지난달 29일 종합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국내 철수계획이 없다'고 말했다"면서 "노조가 과도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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