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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쇄신안 빠진 롯데, 인적쇄신도 불투명
배임 판결에도 의사결정구조 수술 없어…연말 인사도 보수적 전망
2018-11-15 13:40:40 2018-11-15 13:48:42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신동빈 회장 복귀 후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는 롯데가 경영비리 문제를 겪으면서도 사회적 신뢰 회복에 소홀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회책임 차원으로 50조원 투자·고용계획을 내놨지만 정작 경영쇄신안이 빠졌다는 지적이다. 신 회장 재판이 대법원 판결까지 이어지고 정의당 등 정치권에서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갑질 의혹을 제기하는 등 사회적 시선엔 날이 서 있다. 그룹 이미지와 대외 신뢰도를 개선하기 위해 조직개편이나 인적쇄신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다가오는 연말 인사에서 쇄신작업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재계 관계자는 15경영비리 재판에서 총수일가가 실형을 선고받고 신 회장 역시 뇌물재판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혐의를 벗지 못했다롯데가 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구조 측면의 개선은 있었지만 책임경영 차원에서 조직개편이나 인사 등 쇄신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경영쇄신안이 먼저여야 했다돈부터 풀겠다니 면피성으로 보여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롯데는 5년간 50조를 투자하고 7만명을 고용해 경제활성화에 일조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신 회장 복귀 후 이뤄진 그룹차원의 첫 공식 발표였다. 하지만 같은날 국회에선 롯데 갑질 의혹이 제기되며 공정거래위원장과 피해자 면담이 이뤄지는 등 논란이 불거져 사회공헌 발표를 희석시켰다. 경영 도덕성 문제가 불거지는 속에서도 이에 대한 대책 없이 계속 끌려만 가는 모양새다.
 
뇌물 혐의 관련 2심 재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주회사 체제로 출범한 뉴롯데는 의사결정기구를 지주사 이사회로 통일시켜 비지주 재벌집단에 비해 투명성을 확보했지만 실제 운영은 부실함을 지적받는다. 롯데지주 이사회 산하 위원회 중에는 투명경영위원회가 있지만 출범 후 현재까지 활동 내역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 2016형제의 난직후 롯데는 경영쇄신안으로 준법경영위원회 설치와 준법경영체계 정착, 책임경영 강화 등을 약속했지만 이후 롯데가 각종 사법리스크에 휘말리며 유명무실해졌다. 준법경영위원회(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지난해 외부 법조계 인사를 영입하는 등 보강 움직임도 보였지만 이사회 밖 회장 직속으로 존재해 법적 권한이나 그에 따른 책임 소재가 모호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처럼 지주회사 이사회 체제가 미비하다는 지적과 함께 연말 인사에서 조직정비가 있을지가 관심이다. 연초 단행된 인사는 경영진 교체 없이 지주사 등 주요 계열사 임원 승진에 그쳤다. 인사적체가 있지만 내부에선 인사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롯데 관계자는 지주 체제 출범 과정에서 재편된 주요 계열사들은 그룹 사업의 상징성이 커 이들 대표를 맡은 임원들은 모두 총수의 신임을 받고 있다연말 인사에서 교체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명실공히 그룹 2인자인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역시 연초 인사에서 승진, 신 회장을 대신해 그룹 살림을 도맡아온 만큼 연말 인사에서 입지가 더욱 단단해질 것이란 관측이 있다. 하지만 신 회장이 유죄 판결을 받은 뇌물 배임 사건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측근으로 보좌했던 황 부회장이 중임받는 것은 역설적이란 평도 있다. 한편으론 신 회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도 남아 연말 인사에 소극적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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