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기홀 흔든 연주" 예브게니 키신, 실내악을 만나다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과 협연한 '뉴욕 콘서트' 음반 발매
입력 : 2019-05-10 14:07:47 수정 : 2019-05-10 14:07:47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세계적인 클래식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Evgeny Kissin)이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Emerson String Quartet)과 협연한 앨범이 국내에 발매된다.
 
타이틀은 '뉴욕 콘서트: 모차르트-포레-드보르작'이다. 지난해 초 바덴바덴, 파리, 뮌헨 등에서 열린 총 여덟 번의 협연 중 마지막 뉴욕 카네기홀 실황이다. 도이치 그라모폰이 키신과 콰르텟의 협연을 기념하기 위해 앨범 형태로 녹음해 발매했다. 
 
세 개의 걸작품이 서로 판이한 양식과 정서를 자랑한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듯한 모차르트의 '피아노 사중주 제1번 G단조 K478', 정교하면서도 아름다운 포레의 '피아노 사중주 제1번 C단조 op.15', 둠카의 달콤함이 깃든 드보르작의 '피아노 오중주 제2번 A장조 op.81', 두 개의 앙코르곡 중 앨범에 수록된 쇼스타코비치의 '스케르초'까지, 각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구성 전체의 균형을 엿볼 수 있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사중주는 격정적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이내 서정적인 분위기로 나아가며 모차르트의 성품을 나타내듯 유쾌하며 낙천적인 사장조의 론도(Rondo)로 마무리된다. 
 
반면, 포레의 피아노 사중주는 힘껏 내달리는 두 번째 악장을 제외하고는 어두운 색깔을 유지한다. 드보르작의 피아노 오중주 역시 둠카의 애잔한 정서부터 피날레의 향토적인 바이올린 선율까지 폭넓은 음악적 표현을 나타낸다. 당시 마지막 앙코르 곡이었던 스케르초의 익살스러움은 관객들의 기립 박수를 끌어냈다.
 
뉴욕 콘서트에 대해 언론은 "카네기홀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은 연주"(뉴욕타임즈), "피아노와 현악기,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Classical Scene, 클래시컬 신) 등 찬사를 쏟아냈다.
 
키신의 섬세하면서도 열정적인 접근을 엿볼 수 있는 것이 이번 앨범의 가장 큰 매력이다. 에머슨 콰르텟의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드러커는 키신에 대해 "우리는 오랫동안 비르투오소 피아니스트로서 그의 비범한 재능에 깊이 경탄해 왔지만, 실내악을 대하는 그의 사려 깊은 접근 방법에 대해서는 최근까지도 미처 알지 못했다"면서 "섬세한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는 그의 놀라운 집중력과 템포를 비롯 파트간의 조화와 프레이징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제안하는 모든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자 노력하는 그의 열의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1976년 창단된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의 내공도 느낄 수 있다. 이들은 콰르텟 고유의 성격과 소리를 유지하면서도 초대받은 연주자와 활발하게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협연을 해왔다. 필요할 때는 곡의 해석과 관련한 몇몇 결정들을 과감히 재고하기도 한다. 키신과의 협연에선 템포와 관련해 활발하게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세계적 클래식 음악 전문 사이트 바흐트랙(bachtrack)는 이들의 조합을 '손에 만져질 듯한 교감'이라고 평했다.
 
예브게니 키신과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 협연 모습. 사진/유니버설뮤직코리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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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익도

자유롭게 방랑하는 공간. 문화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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