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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ABC)ICO 광풍 속 제시된 투자자 보호 모델 'SEICO'
가격 급등락 빈번한 암호화폐 시장…선불 소액 구매 등으로 리스크 관리
2019-05-23 15:56:30 2019-05-23 15:56:30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블록체인업계 입장에서 지난해는 ICO(Initial Coin Offering·암호화폐공개) 광풍이 지나간 해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백서에 따른 로드맵을 설명하고 초기 자금 조달 방식으로 ICO를 선택했습니다. 강남 테헤란로 일대의 어느 커피숍을 들어가면 불투명하고 때로는 허무맹랑한 백서(White Paper)로 암호화폐 투자 또는 투기를 유도하는 사람들이 넘쳐났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회고합니다. ICO가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면서 벌어지는 문제였습니다. ICO가 너무 잦았고, 부실한 백서를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 유통이 횡행하면서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이 양산됐습니다.
 
암호화폐 시장을 투기판으로 만든 ICO에 대한 회의감도 덩달아 늘어났습니다. 투자자 보호가 암호화폐 시장의 화두가 됐고, ICO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습니다. 이 가운데 최근에는 IEO(Initial Exchange Offering·거래소공개)가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기도 했습니다. IEO의 경우 거래소가 한 번 더 검증해 암호화폐 유통·판매를 보장해 투자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힙니다.
 
SEICO 또한 ICO의 대안으로 지난해 6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암호화폐 행사에서 제시된 모델입니다. SEICO는 'Secured ICO'와 'Ensured ICO'가 결합된 형태입니다. Secured ICO는 투자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Ensured ICO는 마진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먼저 Secured ICO는 투자한 ICO와 관련해 일부는 선불 형태로 구매하고 나머지는 해당 프로젝트 토큰의 가격이 올라도 원래 가격으로 구매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1000만원을 토큰 1000개를 사는 데 투자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초기에는 10%에 해당하는 토큰 100개를 100만원에 구매합니다. 이후 토큰 가격이 상승해도 900만원을 지불하고 나머지 토큰 900개를 살 수 있는 방식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초기 소액의 투자금으로 100% 소유권을 보유할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프로젝트가 중단되거나 시장이 하락국면일 경우에도 투자자는 초기 금액 10%만 잃게 돼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고, 프로젝트가 잘 나가면 나머지 90%를 지불해 차익 실현이 가능해집니다.
 
Ensured ICO는 지불 통화의 가치로 보장되는 ICO로 정의됩니다. ICO에 참여할 때 제공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가격이 상승하면 그 차액만큼 돌려받는 구조입니다. 투자자는 급격한 가격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투자자 A가 1ETH=100USDT(1개의 USDT는 1달러의 가치로 고정)의 비율로 Ensured ICO에 1ETH를 투자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ETH 가격이 1000달러로 오르면 A는 900달러를 차익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암호화폐 시장은 매 초마다 급격한 하락 또는 상승 국면을 맞곤 합니다. 지난 20일(현지시간)에는 비트코인 고래(거물 투자자) 2마리가 약 1000억원 상당의 1만500BTC를 옮기면서 시간당 7%의 급격한 상승을 보이기도 했다고 외신은 전했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다시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 역시 언제든지 열려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시시각각 롤러코스터를 타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투자자 보호는 그 중요성이 점차 더해지고 있는데요. 특히 가격 급변동을 야기하는 ICO에서 SEICO 방식은 안전장치를 설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초기 투자한 소액으로도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혜택과 권리를 지닐 수 있어 암호화폐 시장의 리스크를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게 한 셈입니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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