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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아이돌부터 산업현장까지…5G 시대, AR 가능성 무궁무진"
김민구 LG유플러스 5G서비스추진그룹 AR서비스 담당
2019-06-13 06:00:00 2019-06-13 06:00:00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증강현실(AR)은 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에 가상의 3차원(3D) 이미지를 겹쳐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다. AR이라고 하면 포켓몬고 게임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미국 게임 개발사 나이언틱이 개발한 AR 게임 포켓몬고는 지난 2016년 전세계를 강타했다. 스마트폰 카메라 속 영상에 귀여운 포켓몬 캐릭터들이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그들을 잡으러 다니느라 스마트폰에서 눈을 뗄 줄 몰랐다. 하지만 이후 포켓몬고를 이을만한 AR 게임이나 콘텐츠가 등장하지 않아 AR 시장은 잠잠해졌다. 그런 AR이 5세대(5G) 통신 시대를 맞아 다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주목하는 킬러 콘텐츠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AR은 B2C(기업·소비자간거래)뿐만 아니라 B2B(기업간거래) 시장에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5G 시대를 맞아 다양한 콘텐츠를 수급하고 있는 LG유플러스도 AR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용산 LG유플러스 본사에서 김민구 5G서비스추진그룹 AR서비스 담당을 만나 AR 전략에 대해 들었다. 
 
새 먹거리 찾는 신사업 전문가…"AR 수익모델 잠재력 높다"
 
김민구 LG유플러스 5G서비스추진그룹 AR서비스 담당이 서울 용산
사옥 1층 5G 체험존에서 U+AR 앱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김 담당은 항상 새로운 것을 찾는다. 그는 LG유플러스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신사업 발굴 관련 업무를 주로 맡았다. 이동통신사는 유·무선 가입자들로부터 매월 일정한 매출이 발생하지만 주로 국내에서 매출이 나온다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통신 시장은 포화 상태다.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절실하다. 김 담당은 지난해 5G의 대표적 먹거리로 꼽히는 가상현실(VR) 서비스팀장도 담당했다. 이후 담당으로 승진하며 AR서비스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통사들과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은 5G 시대 콘텐츠로 우선 VR을 주로 선보였다. 하지만 김 담당은 AR의 활용 가능성을 더 크게 봤다. B2C용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과 산업 현장에서 B2B용으로 활용되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아이돌 가수를 활용한 B2C용 AR 콘텐츠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다양한 B2B용 서비스 출시도 준비 중이다. 예를 들면 쇼핑몰에서 사용법을 알고 싶은 상품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추면 가상의 캐릭터가 등장해 설명을 해주거나 관광지에서 AR 애플리케이션(앱)이 해당 지역이나 유물에 대해 알려줄 수도 있다. 사람이 모두 설명해줄 수 없는 분야에서 AR이 활용되는 셈이다. 기업이나 기관을 상대로 한 이러한 B2B 서비스는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AR에는 360도 입체 콘텐츠(볼륨 메트릭 비디오 콘텐츠) 이미지가 적용된다. 사용자들은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하며 이미지를 상하좌우로 돌려볼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을 살린 콘텐츠가 홈트레이닝이다. 집에서 다양한 운동을 하고 싶을 때 정확한 자세를 잡기 위해 AR의 이미지를 상하좌우로 볼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기존에 선보인 홈트레이닝 콘텐츠를 확대하고 프로야구 외 스포츠도 AR 서비스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러한 콘텐츠는 10~20대외 30대 이상의 사용자들이나 가족단위 고객들도 AR의 세계로 끌어들일 수 있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김 담당은 "AR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고 수익 모델의 잠재력도 상당히 높다"며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획부터 배포까지…AR 콘텐츠 한 편 제작에 2주
 
LG유플러스는 5G 스마트폰에서만 볼 수 있는 U+AR 앱을 통해 750여편의 AR 콘텐츠를 선보였다. 연말까지 1500편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가 우선 집중한 AR 콘텐츠는 아이돌이다. 이제껏 선보인 AR 콘텐츠 중에서도 아이돌을 비롯한 K팝 스타 관련 콘텐츠의 조회수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TV 속에서 주로 보던 스타를 AR을 통해 자신의 공간에서 보고 조작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자는 회사의 기획 의도가 적중했다. 
 
아이돌 AR 콘텐츠 한 편의 제작 과정은 △기획 △스튜디오 촬영 △3D 모델링 △후가공·배포 등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어떤 스타를 섭외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기획 단계다. AR 콘텐츠로 제작할 수 있을 정도로 퍼포먼스가 있고 재미를 유발할 수 있는 스타를 물색한다. 이 과정은 외부 콘텐츠 제작 전문사들과 협업해 이뤄진다. 어떤 스타로 콘텐츠를 만들지 결정하면 스튜디오에서 촬영한다. LG유플러스가 서울 서초동 아리랑TV에 100제곱미터(㎡) 규모로 마련한 U+AR 스튜디오에는 4K 카메라 30대가 설치됐다. 스타를 가운데 두고 카메라들이 4방에서 촬영을 진행한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이나 팬들에게 전하는 응원 메시지 등이다.
 
다음은 이렇게 촬영된 영상을 소비자가 보기 편하게 3D 영상으로 만드는 3D 모델링 과정이다. 촬영된 1분 분량의 동영상의 용량은 약 130기가바이트(GB)다. 이를 압축하면 약 600메가바이트(MB)로 줄어든다. 600MB는 기존 LTE(롱텀에볼루션)망으로 스트리밍 서비스하기에 큰 용량이다. 대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5G망이 필요한 이유다. 3D 모델링을 통해 실사에 가상의 객체를 합성했을 때 이질감이 생기지 않도록 작업이 마무리되면 그래픽을 넣고 하나의 파일로 만드는 후가공 과정을 거친다. 후가공까지 마무리되면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보는 최종 AR 콘텐츠가 완성된다. 보통 기획부터 배포까지 약 2주의 시간이 소요된다. 
 
LG유플러스의 5G U+AR 앱. 사진/LG유플러스
 
김 담당은 3D 캐릭터를 만드는 기술적  수준은 미국이 한국보다 다소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때문에 이번 U+AR 스튜디오를 만드는데 미국 콘텐츠 제작 전문 기업 8i와 협업했다. 하지만 그는 콘텐츠를 만들어 최적화된 플랫폼을 통해 스트리밍으로 서비스하는 경쟁력은 한국이 앞섰다고 자신했다. 김 담당은 "고품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이를 소비자들이 가장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김 담당은 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가 있어야 즐길 수 있는 VR과 달리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는 것을 AR의 강점으로 꼽았다. LG유플러스는 우선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는 AR 콘텐츠를 만들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홀로렌즈2같은 AR글래스가 공개됐지만 아직 대중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착용하기에 다소 무겁고 현재 나온 AR글래스의 일반적인 가격이 2500달러(약 260만원) 이상이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다양한 AR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연내 제2 AR스튜디오를 방송국들이 밀집한 곳 근처에 개관할 예정이다. 김 담당은 "5G에 걸맞는 AR 콘텐츠를 시도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고객의 반응이 좋다"며 "다양한 콘텐츠 제작사들과 협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담당은 AR 콘텐츠를 글로벌 시장에도 확산하기 위해 글로벌 유통 플랫폼의 조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단일 기업이 하기엔 쉽지 않은 과제다. 김 담당은 "정부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업하고 그들의 콘텐츠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수 있는 플랫폼 조성을 선도적으로 해준다면 콘텐츠 확산이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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