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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수주 10배 늘더니…유가에 제동
올들어 수주액 57억달러 초과…중동 발주 다시 줄 듯
2020-03-18 14:20:00 2020-03-18 14:20:00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올해 들어 크게 증가하던 중동 발 해외수주가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빨간불’이 켜졌다. 유가하락은 중동 산유국 재정 악화로 이어지고, 이로 인한 발주량 감소가 국내 건설사에 직격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와 산유국의 추가 감산 합의 실패가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유가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해외수주 확대에 대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18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에서 수주한 공사는 57억2163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5억6017만달러)보다 1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전체 수주액(95억7636만달러) 중 중동 수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13.6%에서 59.7%로 크게 상승했다. 특히 1분기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 전체 수주액(223억2728만달러)의 절반 가량을 채우면서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분위기가 급락하는 모습이다. 17일 (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6.1%(1.75달러) 하락한 26.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6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특히 WTI와 브렌트유는 지난주 각각 22%와 24%의 폭락세를 기록했다. 유가하락 원인으로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글로벌 경기하락과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추가 감산 합의 실패가 꼽힌다.
 
유가하락은 국내 건설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가하락으로 산유국들의 재정 악화와 발주처의 경영상황 악화, 여기에 프로젝트 수익성 하락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신규 프로젝트 발주가 취소 또는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주택시장 분위기 하락 상황에서 해외시장 수주까지 빨간불이 켜지면서 국내 건설업계 위기가 한층 고조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인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면서 추가 수주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중동에서는 현재 사우디 등 10여개 국가가 한국인 입국을 금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추가 수주 확대를 위해 현지를 왕래하며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펼쳐도 어려운데 코로나19 여파로 손발이 묶인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에서 해외수주 확대에 적극 지원하고 있지만, 대외적 악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라며 “국내 주택시장 분위기 하락까지 겹치면서 업계 위기가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에서 열린 '해외건설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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