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종교활동 제한, 공공복리 vs 예배방해죄 뭐가 맞나?
'집회금지 조치' 위헌 논란…"종교 자유, 종교활동 자유 아니야"
입력 : 2020-03-23 14:55:22 수정 : 2020-03-23 14:55:22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정부가 종교시설 운영 중단 등을 권고하자 일부 교회에선 정부 방침이 형법상 예배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맞서고 있다. 정부는 방역지침을 어긴 교회에 법적조치를 예고했으나 감염병 사태로 공공 복리와 개인 자유를 둘러싼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23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의 방역지침을 위반한 서울 사랑제일교회 등에 대해 집회금지 명령 등 단호한 법적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중대본 발표에 따르면 지난 22일 전국의 교회 4만5420곳 중 3185곳이 예배 중단과 온라인 예배 전환 등 방역지침을 준수하지 않았다. 
 
22일 오전 대구광역시의 한 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신도들이 교회를 나오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1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종교시설과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은 앞으로 보름 동안 운영을 중단해 줄 것을 강력히 권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정 총리는 지난 21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종교시설·체육시설·유흥시설은 보름 동안 운영을 중단해 줄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며 "준수사항을 지키지 않을 경우 직접 행정명령을 발동해 집회를 금지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의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은 일부 교회는 오히려 정부 행보가 형법상 예배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맞선다. 통상 예배방해죄라 불리는 형법 는 "장례식, 제사, 예배 또는 설교를 방해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예배방해죄는 폭행이나 협박만이 아니라 위계나 위력으로 예배나 설교를 방해해도 적용된다. 또 예배나 설교를 반드시 중단시키지 않았더라도 이를 '방해하기'만 하면 예배방해죄에 해당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대법원은 2008년 2월 교회 담임목사끼리의 분쟁으로 예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건에 대해 "예배방해죄는 공중의 종교생활의 평온과 종교감정을 그 보호법익으로 하는 것"이라며 "예배 중이거나 예배와 시간적으로 밀접불가분 관계에 있는 준비단계에서 이를 방해하는 경우에 성립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서울·경기 일대의 일부 교회에선 정부의 종교시설 운영 중단 방역지침에 맞서 이른바 '응대 매뉴얼'까지 나왔다. 지방자치단체와 종교계에 따르면 응대 매뉴얼이란 △공무원이 교회에 출입할 경우 신분 확인 및 사진 촬영하기 △공무원이 예배 중단을 요구할 경우 예배 중단 권한은 교회에 있음을 고지한 후 예배를 방해하지 말고 밖으로 나가달라고 요청하기 △공무원에 의한 예배 현장 사진 및 영상 촬영 금지하기 △교회에 출입한 공무원이 교회 측의 요구를 거부하고 예배를 방해할 경우에는 주거침입죄 및 예배방해죄로 고발하기 등이다.
 
중앙재난대책본부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방안으로 대중교통 거리 확보를 발표한 다음날인 23일 오전 서울 시내로 향하는 지하철에 마스크를 쓴 시민이 한 자리씩 떨어져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서초구의 한 교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지자체에서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활동에 나서는 것은 필요하며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과 달리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킨 예배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는 극히 희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형법보다 우선하는 헌법 20조에는 '종교의 자유'가 명시됐고 형법엔 예배방해죄도 규정됐다"면서 "정부는 종교시설 운영 중단을 강압적으로 요구해선 안 되고, 각 교단이나 교회에 운영 중단을 권유한 후 자율적으로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헌법상 종교의 자유를 '종교활동의 자유'로까지 해석해선 안 되고, 공공의 복리를 위해선 예배 등의 중단을 강제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전재경 전 한국법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일부 교회가 언급한 헌법 20조의 취지는 '개인의 자유에 따라 신앙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라며 "신앙에 따른 모든 행동에까지 자유를 부여했다고 해석하면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헌법 37조의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는 조항에 근거, 코로나3법(감염병예방법·검역법·의료법) 등에 따라서 정부가 종교시설 운영 중단 등을 명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종교시설 운영 중단을 권고한 정부의 방역지침을 위헌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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