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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호남·중도로 외연확장 주력
지도부, 전남 구례 전격 방문…"당 차원 수해복구 지원 활동"
2020-08-10 15:47:21 2020-08-10 15:47:21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미래통합당 지도부가 10일 집중 호우로 피해를 입은 호남을 예고없이 찾아 주민들을 위로했다. 이달 중순에 광주 방문도 검토하고 있으며 15일에는 장외 강경보수 세력이 주도하는 광복절 집회에 불참하겠다는 방침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지지율 상승 국면을 맞아 지역적으로는 호남, 이념적으로는 중도로의 확장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 인사들은 이날 폭우 피해가 심각한 섬진강 유역의 전남 구례를 찾아 피해 상황을 살폈다. 이들은 구례군청에서 피해, 복구 상황 등을 브리핑받고 대피소와 수해 현장을 찾아 이재민을 위로했다. 이번 방문은 예정에 없던 일정으로, 김 위원장이 이날 오전 긴급히 제안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항 당 지도부 인사들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 방문은 국가적 재난을 맞아 그동안 보수정당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호남 민심을 달래기 위해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통합당은 이달 19일쯤 김 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광주를 공식 방문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당 정강에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신 계승을 명기하기로 한 데 이어 당 차원의 '호남 끌어안기'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해 복구 활동에도 적극 나서며 중도층 유권자의 마음을 얻기 위한 차원의 행보도 보이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비대위원회의에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구례 또는 남원에 가서 봉사하겠다"며 "(당 소속 의원) 세비 30%를 7개월 동안 사회 공헌하기로 약속했는데, 우선 그 중 한 달치를 수재의연금으로 기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합당이 광복절 일부 보수단체가 주도하는 반정부 집회에 당 차원의 참석은 하지 않기로 한 것도 중도층 민심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강성 보수와 일정한 거리를 둠으로써 중도층을 염두에 둔 당의 외연확장 전략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합당의 새 정강정책과 새 당명도 각각 13일과 31일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당의 행보에 호남과 중도층 민심도 과거와 달리 통합당에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광주·전라의 통합당 지지도는 지난주보다 6.0% 포인트 올라선 18.7%를 기록했다. 중도층 지지도도 지난주 대비 4.7%포인트 상승한 37.4%로 조사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다만 통합당의 이러한 행보가 당 내부의 본질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이미지 메이킹과 퍼포먼스로 이뤄지는 현재 전략이 보수진영의 실패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를 커버해 내기에는 부족하다"며 "사람과 정책을 어떻게 더 보완해 낼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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