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코드 도입 2년, 의결권 행사기준 미흡"
기업지배구조 개선 토론회
"국민연금 주주역할 미미"
정부·여론 외압 논란 반복
입력 : 2020-08-10 22:46:32 수정 : 2020-08-10 22:46:32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기관 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를 적극 유도하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지 2년이 지났지만, 의결권 행사 기준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의 독립성 확보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결권 행사만 강조되다보니 정부나 정치권의 외압 논란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강병원, 김성주 의원과 정의당 배진교 의원 등은 10일 오전 여의도에서 '2021년 주주총회, 기업지배구조 개선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스튜어드십 코드와 주주총회 대응의 성과와 한계에 대해 토론했다.
 
토론에 앞서 강병원 의원은 "국민연금이 2019년까지 이사회 구성 등과 관련한 일반원칙 및 사외이사 추천풀과 관련한 방침을 마련하겠다고 했는데, 아직 소식이 없다"며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 심의 의결 이후 국민연금의 주주로서의 활동에 실망스런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김남근 변호사가 좌장을 맡았으며 정상영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변호사가 발제자로 섰다. 이밖에도 원종현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과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노종화 경제개혁연대 연구워원, 이동기 민주노총 사무금융연맹 정책위원, 박기영 한국노총 사무처장, 최봉근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재정과 과장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발제를 맡은 정상영 변호사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후 비공개 대화나 중점관리사안 등에 대한 수탁자 책임활동을 수행하면서 기업들의 자발적인 배당이 일부 개선되고 지배구조의 취약성이 보완되는 등 긍정적인 모습이 나타났다"면서도 "주주로서 지적해야 할 대규모 내부거래 안건 등에 대해 국민연금이 적극적 주주활동에 나서지 않은 점은 실망스러운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사회 안건 가운데 대규모 내부거래 관련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가결돼 부결된 안건이 없으며,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해당하는 상장회사 경우에도 이사회 원안 가결률이 100%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 연기금은 대체로 스튜어드십코드 등 국제적 표준과 원칙을 준수하고 수탁자책임활동의 이행을 위해 원칙 중심의 가이드라인을 갖추고 있다"며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하는 것을 물론 실제 이행과 성과 초점을 맞추는 근본 개편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남근 변호사 역시 "확실한 기준을 마련하면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탁자 책임위원회가 상당한 활동 경험을 축적해 독립된 기관으로 나아가야 하며, 보건복지부에서 올라온 안건만 받아들고 결정하는 식이어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재계에선 기금운용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어왔다.
 
국민연금의 모호한 기준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한 기업 대표는 "국민연금의 역할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의결권 행사와 주주 관련 활동에 한 명료한 원칙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대한항공, 삼성 등 회사마다 적용하는 기준이 매번 다른 것 같다"며 "여론이나 정부의 압력을 받는 식이어선 안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종현 위원은 "규정상 보유자산 5%, 시가총액 1% 이상의 기업에 대해선 직접 운용하게 돼있고, 의결권은 국민연금 자체투자위원회에서 맡고 있으며, 보유자산 5% 미만에 대해선 전액 위임하도록 돼있다"고 기준을 밝혔다.
 
노종화 변호사 역시 "최근 감사원이 국민연금 주주권행사가 일관적이지 않다고 했는데, 그건 스튜어드십코드 추진 취지와 경과를 잘 모르고 한 말인 것 같다"며 "원칙과 가이드라인은 확실하며, 과거엔 그런 가이드라인이 없었기 때문에 삼성물산 사태가 있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해 이렇게까지 기준을 이렇게 마련한 나라가 없다"며 "가이드라인 문제가 아니라 기금운용본부 운용 담당자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 1000조 시장에 인식은 여전히 몇십조원에 세팅돼있다"며 "자금 규모 확대에 걸맞은 운용 철학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강병원, 김성주 의원과 정의당 배진교 의원 등은 10일 오전 여의도에서 '2021년 주주총회, 기업지배구조 개선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스튜어드십코드와 주주총회 대응의 성과와 한계에 대해 토론했다. 사진/우연수 기자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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