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이재명 정부의 첫 민생회복 프로젝트인 소비쿠폰 지급이 이달 21일부터 본격 시행됨에 따라, 유통가도 이에 대비하기 위한 마케팅 준비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그간 극심한 내수 침체가 이어지며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는 현상이 강해지면서, 유통업계는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이 사실인데요. 이번 소비쿠폰 규모가 13조원 수준에 달하는 만큼 쿠폰 사용이 가능한 업체들은 치열한 판촉 경쟁을 통해 소비자들을 선점하고, 나아가 이번 기회를 반등의 계기로 활용한다는 방침입니다.
21일 오전 9시부터 실시…유통 기업도 소비 회복 기대
18일 업계에 따르면 소비쿠폰 신청 및 지급은 오는 21일 오전 9시부터 9월 12일 오후 6시까지 8주간 실시됩니다. 신청·지급은 1차와 2차로 나눠 실시되며, 1차의 경우 전 국민을 대상으로 1인당 15만~45만원이 지급됩니다. 2차는 9월에 국민 90%를 대상으로 10만원이 추가로 주어집니다.
소비쿠폰 신청은 기준일 당시 주민등록상 주소지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온·오프라인에서 가능합니다. 신용·체크카드,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 중 원하는 방식을 선택해 수령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제시한 소비쿠폰 사용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연 매출액이 30억원 이하인 소상공인 사업장이 대상입니다. 이에 따라 전통시장을 비롯해, 동네 및 하나로 마트, 편의점 가맹점, 지역 식당, 학원, 약국, 미용실 등 사업장에서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소비자는 백화점 및 면세점, 대형마트는 물론 기업형 슈퍼마켓(SSM)에서도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또 온라인 쇼핑몰 및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유흥·사행 업종, 환금성 업종 등도 소비쿠폰 제한 대상입니다.
이번 소비쿠폰 지급은 전반적인 소비 활성화와 어려운 계층에 대한 소득 지원 차원에서 기획됐는데요. 유통 기업들 역시 이 같은 정책에 따른 소비 회복을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지난 13일 발표한 '2025년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망치가 102로 집계되며 전 분기(75) 대비 27포인트(p) 급등했습니다. 이는 지난 2021년 3분기(106) 이래 4년 만에 기준치(100)를 상회한 전망치인데요. R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다음 분기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입니다.
편의점, 가맹점 등 소비쿠폰 손님 잡기 분주
이처럼 소비쿠폰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유통가도 소비자들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마케팅 각축전을 펼치는 추세입니다. 특히 실질적으로 이번 정책의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편의점업계는 매우 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CU는 이달 21일부터 내달 31일까지 120여종 상품을 대상으로 대규모 통합 프로모션을 실시합니다. 봉지라면과 컵라면은 최대 33% 할인하고, 즉석밥 묶음 상품은 최대 반값에 판매합니다. 또 생필품 포함 36종 상품은 제휴 카드 결제 시 25% 추가 할인이 적용됩니다.
GS25는 '리얼프라이스', '혜자' 시리즈 등 자체브랜드(PB) 생필품 6종과 인기 용기·봉지면 21종을 제휴카드로 결제하면 25% 할인하는 이벤트를 실시합니다.
이마트24는 7월 동안 3097종 상품에 대해 '1+1', '2+1' 덤 증정 및 할인 혜택 이벤트를 실시합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이마트24는 직영점을 제외한 모든 가맹점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라는 현수막을 설치하고 이를 적극 알릴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편의점 이외의 유통 채널들도 소비쿠폰 손님맞이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직영점과 가맹점이 혼재된 다이소의 경우도 전국 매장 중 30% 정도인 가맹점에서 소비쿠폰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이소 역시 가맹점에서는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스티커를 부착할 예정입니다.
글로벌 프리미엄 밀크티 브랜드인 공차코리아도 21일부터 소비쿠폰 마케팅에 나섭니다. 공차코리아는 전국 공차 가맹점에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소비쿠폰은 공차의 베스트 셀러인 '블랙 밀크티+펄'과 '타로 밀크티+펄' 등을 포함한 모든 음료 및 푸드 메뉴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 더본코리아는 약 3140개 가맹점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안내를 알리고, 일부 제품에 한해 프로모션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패션그룹형지는 개인이 운영하는 가두 대리점을 중심으로 소비쿠폰 사용 가능 매장임을 알리고, 다양한 프로모션도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한 오프라인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쿠폰 대상 점포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소상공인의 활성화에서 비롯된 정책인 만큼 정부가 범위를 더 넓히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며 "확실히 올 가을 중소 규모의 유통 기업들이 소비쿠폰 정책으로 인해 확실한 혜택을 입고, 이로 인한 상당한 소비 진작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성동구 소재 한 음식점에 소비쿠폰 사용 가능 안내 스티커가 부착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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