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카카오 노사 교섭이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노동조합이 29일 2차 집단행동에 돌입했습니다. 노조는 지난 10일 4시간 부분파업에 이어 전일 파업으로 투쟁 수위를 높였습니다.
성과급 보상 체계를 둘러싼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결렬된 지난 5월 이후 두 달째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지만, 계열사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 과정에서 노사 갈등의 골이 깊어진 모습입니다.
전국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는 이날 조합원들이 연차나 오프를 통해 업무를 하지 않는 '로그아웃데이'를 진행했습니다. 로그아웃데이는 하루 동안 업무를 중단하면서 회사 업무 시스템에 로그아웃하는 집단행동 형태입니다. 노조는 사 측과 교섭을 이어왔으나 합의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임단협 교섭이 결렬된 본사를 포함해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이 파업에 나섰고 향후 대응 방식에 대해서도 내부 논의를 거쳐 결정할 방침입니다.
이날 파업 참여 인원에 대해선 노사 간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노조는 전날 신청 기준으로 5개 법인 조합원 2100명 이상이 파업에 동참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사 측은 파업 참여자가 본사 기준 800여명으로 1차 파업과 비슷한 수준으로 추산했습니다. 노조는 1차 파업 당시 본사 1000여명을 포함한 약 1500명이 참여해 본사 기준으로 전체의 약 4분의 1 인원이 파업에 동참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전국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와 연대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10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유스페이스 광장까지 임금과 성과급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카카오 관계자는 "시스템상 휴가자와 파업 참여자를 구분하는 것이 어렵다"며 "과거 유사한 근무 환경의 휴가자 수를 고려하면 실제 파업 참여는 본사 기준 800여명 수준으로, 현재 서비스 운영 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과 고객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시간 대응 체계를 가동 중"이라며 "노조와 조속한 합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대화하며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카카오 노조는 교섭 과정에서 성과 보상 기준의 불투명성과 고용 불안, 경영진 책임론을 문제 삼아왔습니다. 그러면서 보상 체계 개편과 고용 안정 대책을 요구했지만 사 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 13% 수준의 성과급에 대해 사 측은 경영 부담을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단 입장입니다.
하지만 카카오 노사 갈등의 배경에 그동안 누적된 구성원들의 불만이 자리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카카오는 최근 2년간 인공지능(AI) 중심 경영 전략과 조직 재편 과정에서 비핵심 계열사들을 구조조정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습니다. 지난 2023년 5월 147개에 달했던 계열사는 지난해 말 기준 94개로 줄며 2년 만에 50개 넘게 정리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직 이동과 업무 재배치가 잦아졌고, 의사결정 구조도 바뀌며 노사 간 불신이 깊어졌다는 겁니다.
실적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임직원 만족도가 최저치를 보이는 이유입니다. 카카오는 경영 효율화를 앞세워 지난해 매출 8조991억원, 영업익 7320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임직원 만족도는 가파르게 떨어졌습니다. 카카오가 지난 24일 발간한 '2025 카카오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노사 관계 및 조직문화' 항목의 임직원 만족도는 2023년 78%에서 2024년 53%, 지난해 52%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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