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일정이 32강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조별리그에서 마무리됐습니다. 이에 월드컵 중계 효과에 기대를 걸었던 네이버 치지직, 숲(SOOP) 등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들 역시 후속 전략을 고민하게 됐습니다. 한국전 중심으로 형성됐던 대규모 트래픽이 대표팀 탈락 이후 얼마나 유지될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입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축구대표팀은 북중미 월드컵에서 1승 2패, 승점 3점, A조 3위로 일정을 마쳤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8개의 조 3위 팀들에게도 32강 진출 기회가 주어졌지만, 한국은 모든 경우의 수가 사라지며 최종적으로 토너먼트 무대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플랫폼 업계 입장에서는 예상보다 빨리 한국전 흥행 카드가 사라진 셈입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치지직은 온라인 전 경기 중계를 앞세워 이용자를 빠르게 모았고, 한국전마다 수백만명 규모의 동시 접속자를 기록했습니다.
치지직은 체코전 483만명, 멕시코전 478만명, 남아공전 494만명 등 한국전 중계 성과는 기존 치지직 라이브 기록을 크게 넘어섰습니다. 지난해 11월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당시 최고 기록이 76만명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월드컵은 분명 플랫폼 인지도와 접속 규모를 단기간에 끌어올린 셈입니다.
문제는 한국전 종료 이후입니다. 평일 오전에도 모바일과 PC로 시청자를 끌어들였던 대표팀 경기가 사라진 만큼, 남은 해외 경기와 부가 콘텐츠만으로 같은 수준의 이용자 관심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비용 대비 효과도 따져봐야 할 대목입니다. 네이버는 중앙그룹을 통해 FIFA 월드컵 국내 뉴미디어 중계권을 확보했는데요. 업계에서는 관련 비용이 약 300억원대로 소요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규모 트래픽 대응을 위한 인프라 비용까지 투입된 점을 감안하면, 동시 접속자 기록이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때문에 치지직 입장에서는 대표팀 탈락 이후 단순 경기 중계 수요를 넘어 이용자들의 플랫폼 체류 및 재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핵심 과제가 됐습니다.
네이버는 월드컵이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한국전은 마무리됐지만 결승전까지 주요 경기와 토너먼트가 남아 있는 만큼 스포츠 팬들의 시청 수요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네이버는 월드컵 이후 후속 지식재산권(IP) 확보를 통해 유입 이용자를 붙잡겠다는 전략입니다. 다음 달 개최되는 e스포츠 월드컵(EWC)을 비롯, 연말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등 스포츠 및 e스포츠 분야에서 주요 콘텐츠를 지속하며 시청 경험을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유명 스트리머 감스트가 입중계를 통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숲)
숲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숲은 공식 중계 화면 없이 스트리머의 해설과 실시간 채팅을 결합한 입중계로 월드컵 수요를 흡수했습니다.
감스트 입중계는 경기 중 8만명 이상의 동시 시청자를 모았고, 경기 종료 뒤에는 경기 평가를 듣기 위한 이용자까지 몰리며 12만명 수준까지 늘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관심 역시 한국 대표팀 경기라는 이벤트성 수요에 기댄 만큼, 대회 후반부로 갈수록 유입 효과는 약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숲은 한국 대표팀 경기 종료 이후에도 해외 유명 팀 경기나 축구 팬덤 기반 입중계는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월드컵만을 중심에 둔 플랫폼이 아니라 e스포츠, 게임, 다른 스포츠 장르 등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용자들이 기존 콘텐츠로 분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단기 유입에는 효과적이지만, 이후 지속 방문과 유료화 전환으로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월드컵처럼 전 국민적 관심이 모이는 이벤트 종료 이후로도, 플랫폼을 반복적으로 찾게 만들 요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월드컵과 같은 이벤트는 유저들을 대거 확보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라면서도 "업계 입장에서는 다음 단계로 어떻게 '락 인(Lock-In) 효과'를 극대화하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네이버 치지직 월드컵 중계 이미지. (출처=네이버)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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