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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잿값에 신음하는 가구업계, 침대로 눈돌리는 이유는?
원자잿값 고공행진 여파, 높은 마진율이 상쇄
수면·프리미엄제품 관심 늘어난 점도 긍정적
2022-05-08 09:12:17 2022-05-08 09:12:17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가구업계 전반이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의 고공행진으로 실적 몸살을 앓고 있는 반면 침대 매트리스 시장은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다. 매트리스의 경우, 사회 전반적으로 수면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프리미엄 제품 선호도가 커 가격대가 일찌감치 높게 형성된 까닭에 원자재 가격 압박을 잘 버티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매트리스 시장에 합류하는 가구업체들도 속속 늘고 있다.
 
에이스침대 ‘에이스 모르페오-Ⅱ. (사진-=에이스침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가구업계는 좋지 못한 실적을 기록했다. 가구업계 1위인 한샘(009240)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4.9%, 60.2% 감소했다. 다른 가구업계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매출이 올랐다고 하더라도 원자재 가격 인상과 운임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그러나 침대 매트리스 시장은 다르다. 업계 1위, 2위인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침대 모두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매출 3000억원을 나란히 돌파했다. 에이스침대는 연결기준 매출 3464억원, 영업이익 768억원으로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19.6%, 55.6% 증가한 수치다. 시몬스침대는 지난해 매출 3054억원, 영업이익 18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특히 시몬스침대는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지불했음에도 양호한 영업이익을 거뒀다.
 
상황이 이러하자 다른 업체들도 매트리스 시장에 더 공을 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시장 성장세도 다른 가구 부문에 비해 가파르다. 한샘의 주력 매트리스 ‘포시즌’ 매트리스의 올해 4월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07% 증가한 것으로 예상됐다.
 
침구업체인 알레르망에 이어 이브자리도 침대시장에 뛰어들면서 토탈 슬립케어 기업을 선언했다. 실제로 알레르망에 따르면 알레르망 경북 영주점을 복합매장인 ‘알레르망 스핑크스’로 전환하자 한 달 만에 월매출이 전월 대비 287% 증가하기도 했다.
 
물론 침대에도 코일, 목재 등의 원자재가 들어가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인상 타격에서 완전히 예외인 것은 아니다. 한 외국계 침대브랜드 관계자는 "침대업계 또한 엄청난 영업이익 급감이 일어나고 있다"며 "침대에 들어가는 원자재인 코일, 원단, 목재 등의 가격이 많게는 40% 가까이 폭등했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으나 지난해 가격 인상이 있어서 올해는 최대한 가격인상 없이 회사가 영업이익 감소를 감수하면서 가격을 지키고 있으나 하반기 상황을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반적인 시장 상황을 보면 다른 가구 품목보다는 피해가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이미 침대 가격이 높게 형성된 데다 프리미엄 선호현상이 마진율을 방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건강, 수면에 대한 관심이 침대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 가구업계 관계자는 "침대는 원래 마진율이 높아 이미 비싼 가격이 형성돼 있는 데다 최근 프리미엄 시장까지 커지면서 영업이익이 좋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미 소비자가가 저렴하지 않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인상의 압박도 덜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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