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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먹구름' 온다①)흔들리는 한국경제 '성장률 1% 시대'…내우외환 '스테그'
국내외 주요 기관들, 올 한국 성장률 1%대 저성장 전망
수출 -4.5%…주요 기업 40% "올해 수출 감소 예상"
설비투자 -1.8%→-2.8% 악화…고물가에 소비 침체 우려도↑
2023-01-02 06:00:00 2023-01-02 06:00:0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2023 계묘년 한국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를 보낼 전망이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전선에 경고등이 켜진 데다, 대외불확실성 확대로 설비투자마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물가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용한파까지 예고돼 있어 민간 소비마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정부를 비롯한 국내외 주요기관들 모두가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 등 '내우외환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침체)' 앞에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1일 국내외 주요기관들에 따르면 올해 한국 경제는 1%대 저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표는 국내외 주요기관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표=뉴스토마토)
 
1일 국내외 주요 기관들에 따르면 최근 이들 기관은 올해 한국 경제가 1%대 저성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한국경제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2%대 성장률이 깨진 것으로 아시아개발은행(ADB·1.5%)을 비롯한 한국은행(1.7%),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7%) 등 모두 우리 경제의 둔화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셈이다. 특히 국내 기관 가운데 LG경영연구원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가 1.4%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앞서 정부가 제시한 1.6% 보다도 낮은 수치다.
 
이처럼 우리경제에 대한 비관적 시각이 나오는 이유 중 하나는 올 한해 역대급 경기 침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하는 수출은 3년 만에 감소로 돌아설 전망이다. 지난해 6.6% 증가한 수출은 올해 4.5% 감소(통관 기준)할 것으로 예측된다. 경상수지 흑자폭도 지난해 220억달러에서 올해 210억달러로 축소된다.
 
기업들이 바라보는 전망치도 어둡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2023년 수출 전망 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에 참여한 기업의 39.3%는 "올해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기업들은 높은 수준의 원자재 가격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45.7%), 주요 수출국의 경기 부진(33.9%) 등을 수출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1.9%), 석유화학제품(-0.5%) 등이 역성장할 것으로 봤다. 전기·전자 업종은 우리나라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으로 이뤄져 있다.
 
암울한 전망은 고스란히 투자위축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정부가 예상하는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마이너스 1.8%에서 올해 마이너스 2.8%로 확대된다. 2년 연속 설비투자가 줄어드는 것이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 11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0%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선박 등 운송장비(-4.5%) 등이 줄어든 영향이다.
 
이와 함께 고물가 영향으로 소비도 한풀 꺾일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가 3.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저소득층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도 예고돼 있어 인플레이션 우려도 여전하다.
 
지난달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 상당폭의 공공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관계부처 논의를 거쳐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다.
 
무엇보다 올해 고용은 지난해보다 88%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소비 심리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올 한해 우리경제에 한파가 불어닥칠 거라고 입을 모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현재 한국 경제는 수출 경기가 침체되고 내수 활력이 크게 약화되는 국면에 위치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해부터는 경기 하강 속도가 빨라지면서 본격적인 침체 국면에 위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미국을 비롯한 유럽, 영국 등 주요국들의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내수 소비와 투자 침체로 연결돼 우리나라 수출에도 상당히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를 낙관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에서 지난해 6.6% 증가한 수출이 올해 4.5% 감소할 거라고 전망했다. 사진은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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