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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형 소상공인을 만나다)홍석중 훌템 대표 "매트리스 세탁, 수출 앞뒀다"
매트리스 살균·건조 전용 트럭으로 원스톱 세탁
2023-02-02 16:50:02 2023-02-17 11:27:52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코로나19를 겪으며 많은 이들이 집안의 생활에 익숙해졌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가구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이는 곧 침대, 침구 등 잠자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습니다. 질 좋은 수면과 건강에 대한 경각심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매트리스 위생에도 신경을 쓰게 됐습니다. 일부 소비자들은 매트리스를 빨래하듯 주기적으로 세척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홍석중 훌템 대표.(사진=본인 제공)
 
매트리스 살균·건조 트레일러를 서비스하는 훌템의 홍석중 대표는 옷을 빨아 입는 것처럼 매트리스도 주기적으로 세척해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대신 그 과정은 편리해야 하고, 건조기를 사용할 때처럼 매트리스도 뽀송하게 살균에서 건조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홍 대표의 철학입니다. 지난달 30일 경기 군포시 군포산업진흥원에서 홍 대표를 만나 매트리스 살균·건조 사업의 시작과 포부에 대해 물었습니다. 
 
홍 대표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소재 관련 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평소 숙면이 어려워 잠자리에 관심이 많았을 뿐입니다. 다양한 매트리스 세탁 서비스를 이용해 본 홍 대표는 늘 아쉬운 점들이 있었습니다. 기존 매트리스 세탁 서비스의 부족한 점들을 고민하면서 창업을 준비한 뒤 2020년에 훌템을 설립했습니다. 세탁서비스 소비자에서 사업자가 된 것입니다.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때에 창업을 했지만 오히려 코로나19가 훌템에게는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집안 체류시간이 늘었고 점점 고가 매트리스를 선호하고 구매하는 이들이 늘면서 매트리스 관리에 눈을 돌리는 이들이 증가했습니다. 홍 대표는 "예전에는 매트리스를 쓰다 버린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지금은 매트리스가 애착 아이템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여기다 슬립테크 붐이 일면서 매트리스도 세척하고자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홍 대표는 소비자들이 매트리스를 다른 곳에 보내지 않고도 1시간 정도만 들이면 살균부터 건조까지 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매트리스 살균·건조 전용 트럭'을 만들었습니다. 우선 훌템 직원들이 2인 1조로 가정으로 방문해 건식 청소기와 천연세제로 청소를 한 뒤 스팀으로 찌든 때 제거 즉, 물빨래를 하고 나면 이 매트리스를 트럭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트럭으로 매트리스를 다른 장소에 옮기는 것이 아니라 트럭 안에 설치된 UVC(자외선) 살균 장치와 열풍 건조 장치로 살균·건조를 마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깨끗해진 매트리스는 곧장 다시 집 안으로 돌아갑니다. 곧바로 매트리스 이용이 가능한 것이 훌템 서비스의 차별화 포인트입니다.
 
그러나 이 매트리스 살균·건조 트럭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이 쉬웠던 것은 아닙니다. 열풍을 순환시켜 매트리스까지 골고루 열이 침투하게 만들기 위해 홍 대표와 훌템 CTO는 5번이나 장치를 부순 뒤에야 지금의 장치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본격적인 서비스는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됐습니다.
 
훌템의 매트리스 살균·건조 전용 트럭. (사진=훌템)
 
훌템의 매트리스 세척서비스는 아이와 반려동물이 있는 가정에서 먼저 찾았습니다. 피부질환이 있는 이들의 선호도도 높습니다. 사용자 층은 20대 후반부터 40대 중반까지 분포돼 있는데 33~36세의 사용자가 가장 많다고 홍 대표는 전했습니다. 서비스 재이용률은 30% 이상입니다.
 
홍 대표는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하면 더 많은 이들이 훌템의 서비스를 찾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는 "세탁의 역사는 100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빨래는 표준화가 되었다. 이제는 건조기 사용도 늘면서 라이프스타일이 많이 변했다"면서 "매트리스도 빨아서 쓰는 것이 표준화될 것이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훌템은 한 럭셔리 매트리스업체와 제휴해 구매자가 매트리스 오염에 대해 문의하면 훌템의 서비스와 연결해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훌템은 더 많은 매트리스 업체와 제휴해 결합상품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현재는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서만 서비스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전국망으로 넓힐 예정입니다. 올해 천안권에 먼저 서비스를 오픈하고 대구, 부산, 울산, 경남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수출도 진행합니다. 홍 대표는 "호주는 홈케어 시장이 발달한 나라인데 먼저 연락이 와서 가장 가능성 있게 논의하고 있다"며 " 올해안에 호주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이후 홍 대표는 북미, 동남아 등에도 훌템의 매트리스 세탁 서비스를 수출할 방침입니다.
 
홍 대표는 전국망 구축으로 회원 수가 늘어나게 되면 규모의 경제를 일으켜 회당 세탁 비용을 낮추는 것이 목표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홍 대표는 "차량을 이용하기 때문에 이동거리가 수익률과 직결돼 있는데 회원 수를 늘려 다양한 분들이 쓸 수 있게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지난 10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진행한 '강한 소상공인 최종 피칭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훌템은 모빌리티 기업 위밋모빌리티와 협업해 배차 최적화 프로그램을 도입했습니다. 방문형 서비스의 특성상 예약 취소나 변경으로 배차를 새로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위밋모빌리티의 시스템을 이용하면 최적의 배차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기업가형 소상공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홍 대표는 소상공인들이 성장의 각도를 더 키울 수 있도록 정부에서 투자와 융자를 융합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상공인들은 기존 수익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투자보다는 융자 형태로 자금을 지원해주고 운영의 수익금을 배분해주는 방식이 더 낫다는 것이 홍 대표의 생각입니다.
 
오는 4월 훌템은 자체 앱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간편 예약은 물론 매트리스, 소파, 카페트 등 가구, 인테리어 제품을 함께 판매하면서 궁극적으로 상품 구매부터 케어까지 가능한 플랫폼으로 키워나간다는 포부입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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