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023)분할 후 최대 성과낸 박정호 부회장…쉴더스 8조 가치로 키운다
지난해 IPO 실패한 아픈손가락…지분투자로 유턴
SK스퀘어·EQT공동경영 시너지 기대…SK쉴더스 글로벌로 간다
EQT가 누군데…고용 감축·사명변경 없다
2023-03-01 10:00:00 2023-03-01 10:00:00
[바르셀로나=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박정호 부회장이 이끄는 SK스퀘어(402340)가 지난 2021년 11월 SK텔레콤(017670)으로부터 인적분할돼 상장한 이후 처음으로 투자 성과를 냈습니다. 박 부회장이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 시절 인수합병(M&A)로 키운 SK쉴더스에 대해 글로벌 투자회사 EQT파트너스로부터 지분투자 유치에 성공한 결과입니다. 이번 지분투자 유치를 통해 SK쉴더스의 기업가치는 5조원대로 올라섰습니다. 박 부회장은 미래 보안사업 투자를 통해 이 수치를 7조~8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입니다. 
 
박정호 부회장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MWC2023이 진행 중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웨덴 발렌베리가의 글로벌 투자회사 EQT 산하 EQT인프라스트럭처와 SK쉴더스를 공동 경영해 글로벌 토털 시큐리티 컴퍼니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밝혔습니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간담회에서 EQT·SK스퀘어의 SK쉴더스 공동경영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SK스퀘어)
 
지난해 IPO 실패한 아픈손가락…지분투자로 유턴 
 
EQT는 SK스퀘어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일부와 맥쿼리자산운용 컨소시엄의 지분 전체를 약 2조원에 인수하고, 추가로 신주를 취득해 지분 68%를 확보한 SK쉴더스의 최대주주가 됩니다. SK스퀘어는 기존 SK쉴더스 지분 일부를 EQT에 넘기며 8646억원의 신규 투자재원을 확보했으며, 향후 32%의 지분율을 보유한 주요주주로서 SK쉴더스를 공동경영하기로 했습니다. 
 
SK쉴더스는 2018년 말 SK텔레콤과 맥쿼리자산운용 컨소시엄에 인수된 물리보안 업계 2위 회사 ADT캡스가 전신입니다. 사이버보안 업계 1위 회사였던 SK인포섹과 합병돼 탄생했습니다. 2021년 11월 SK텔레콤과 SK스퀘어가 인적분할하면서 SK스퀘어의 자회사가 됐습니다. 당초 지난해 IPO에 나서  투자금을 회수하고 보안사업을 확장할 계획이었지만, 금융시장 위축에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박정호 부회장의 아픈손가락이 됐습니다. 하지만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기업가치 5조원 이상을 인정받았습니다. SK쉴더스 인수 당시 3조원대의 기업가치를 약 2배로 키워낸 것으로, 2021년 11월 투자전문회사로 출범한 SK스퀘어의 최대 투자성과로도 꼽힙니다. 
 
SK쉴더스 로고. (사진=SK쉴더스)
 
SK스퀘어·EQT공동경영 시너지 기대…SK쉴더스 글로벌로 간다
 
SK스퀘어와 EQT는 SK쉴더스를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토털 시큐리티 컴퍼니로 키운다는 미래 지향점을 가지고 공동경영에 나서겠다는 방침입니다. 
 
먼저 2000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해 무인 매장,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서비스 등 SK쉴더스 신규사업의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또한 EQT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해외 보안기업들과 시너지를 통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 사이버·융합보안 구독형 사업모델 확대, 물리보안 사업모델 혁신 등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현재 SK쉴더스는 미국, 중국, 헝가리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으며, 베트남과 일본에서는 현지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관제 플랫폼을 수출하거나 보안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향후 글로벌 사업 강화를 위해 해외 합작회사(JV) 설립과 전략적 인수합병 등을 추진한다는 비전도 가지고 있습니다. 
 
EQT가 누군데…고용 감축·사명변경 없다  
 
EQT는 전세계에서 최근 5년간 자금모집액이 세 번째로 큰 사모펀드 운용사(PEF)입니다. 총운용자산이 약 156조원에 달합니다. EQT는 약 200개의 포트폴리오 기업의 지분을 소유하며 이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포트폴리오 기업이 속한 산업 영역은 통신 디지털 인프라, 헬스케어, 테크 및 IT, 부동산, 그린에너지, 운송 등으로 매우 광범위합니다. EQT는 앞으로 한국 지사 소속 25명의 투자전문가를 중심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포트폴리오 기업 내 이사회의 독립경영을 확보하고 한국의 여러 공동체와 공존하는 것을 중요한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습니다. 
 
몸값을 높여 지분투자에 성공한 것이기는 하나 또 다른 사모펀드로 주인이 바뀐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고용의 안정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박정호 부회장은 "고용에 대해서는 절대보장을 원칙으로 한다"며 "고용이 흔들리는 딜은 하지 않는다"고 못밖았습니다. 그는 또 EQT도 고용안전성을 우선시하는 사모펀드 운용사라고 강조했습니다. 사명도 변경 없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박 부회장은 "브랜드 로열티를 내면서도 SK의 브랜드대로 가자고 합의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양사의 딜은 종료됐지만 향후 기업결합심사, 정부의 인허가 절차 등이 남아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를 비롯해 보안회사로서 한국의 국정원을 비롯해 유럽과 중국의 승인도 필요합니다. SK스퀘어는 EQT와 협업해 올해 3분기 내를 목표로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와 각종 정부 인허가 절차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박정호 부회장은 "SK스퀘어 출범 후 첫 투자 풀사이클 성과를 시작으로 주주가치를 본격 제고하겠다"며 "국내 보안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바르셀로나=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