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을 응원하며
2025-06-10 06:00:00 2025-06-10 06:00:00
주식시장이 기대감에 들떠 있다. 코스피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 전부터 일찌감치 오르기 시작해 당선 후에도 힘을 잃지 않고 2800을 돌파했다. 이대로 3000대를 꿰찰 분위기다. 지금 같은 추세면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우리 경제는 0%대 성장률 전망에 시름이 깊고 기업들은 눈에 띄게 줄어든 수출 실적에 고심 중이며 내수는 꽁꽁 얼어붙어 있다. 미국은 여전히 고율 관세를 들이밀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교역국들을 압박하는 와중에 자중지란까지 벌어진 모양인데 이 혼란한 틈에 주가만 신났다. 무언가 어울리지 않는, 그로테스크하고 아방가르드한 이런 전개가 어리둥절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상한 현상은 아니다. 주가는 꿈을 먹고 자라는 어린아이와 같아서 미래가 밝으면 더 치고 오를 수도 있다. 물론 당장의 앞날은 암흑이다. 대통령 자리 하나 바뀌었다고 성장률 0%대 경제가 갑자기 3%대로 5%대로 올라서지는 않는다. 단, 주식시장은 조금 다르다. 이런 경제 여건에도 주가는 오를 수 있다. 바로 제도 개선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과 함께 민주당은 약속했던 상법 개정을 속도감 있게 추진 중이다. 새로운 국회 회기가 시작할 때마다 너나 할 것 없이 예전 법안을 ‘복붙’(복사해 붙여넣기) 발의해 의원님 법안 성적 채우기용으로나 활용하던, 발의해놓고 거들떠보지도 않던 형식적 법안이 아니다. 이번엔 진짜 바뀔 것이다. 
 
내용도 이전 정부에서 나왔던 법안보다 공격적이다. 논의됐던 내용들이 거의 포함됐다.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및 총주주 이익 보호의무 명시는 물론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집중투표제 도입과, 일정 규모 이상 상장사의 전자주주총회 개최를 의무화한다.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해 독립성의 기치를 높이고, 일반 상장사의 독립이사 비율을 25%에서 33% 이상으로 확대한다. 또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의 분리 선출 감사위원을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늘리고,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선출 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합산 의결권은 3%로 제한한다는 내용이다. 
 
이 법안이 시행된다면 지금 부진에 빠진 한국 경제 체력으로도 코스피 3000쯤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시장의 인식도 그에 맞닿아 이렇게 오르는 것이다. 
 
물론 법안이 통과돼 공표돼도 개별 사안마다 법 해석을 두고 갈등을 벌일 일이 생길 것이다. 그건 그때 가서 확인하면 될 일이다. 일단 근거법이 생긴 이상 법원도 최대주주만 바라보는 판결을 하지는 못할 거라 믿는다. 독립이사를 뽑아놔도, 감사위원의 독립성을 높여도, 거수기 노릇 하는 사람들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겠지만, 일단 나아진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법으로 환경을 바꿀 순 있어도 기초는 경제다.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한 이 대통령이 내건 코스피 5000은 ‘빌 공’ 자 공약일 뿐이다. 경제까지 살려낸다면 그의 임기 안에 코스피 5000도 충분히 가능하다. 
 
1번을 찍은 유권자도, 그렇지 않은 유권자도, 코스피 5000 시대를 열망하긴 매한가지일 것이다. 이재명 정부를 응원하는 시장 참여자들의 바람이 이뤄지길 간절히 바란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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