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앞두고…한솔제지, 종이 수출가 인상
감열지·백판지 수출가 줄줄이 인상…내수는 동결
8월 미 관세 25% 현실화되나…정부 협상은 불확실
도미노 가격인상 움직임 없지만…수급불균형으로 상승 가능성
2025-07-17 16:15:43 2025-07-17 17:59:42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미국의 관세 부과를 앞두고 한솔제지(213500)가 수출 가격 조정에 나섰습니다. 북미를 포함한 세계 시장에서 감열지와 백판지 수출 가격을 인상하며, 선제적으로 대외리스크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아직 업계 전반에서 도미노처럼 가격 인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수출 가격 인상에 따른 공급 불균형으로 가격 인상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POS 감열지와 백판지 등 두 종의 수출 가격을 순차적으로 인상합니다. 감열지는 오는 29일 선적분부터 10% 인상할 예정입니다. 미국 시장에는 이미 지난 5월부터 10% 인상이 적용됐습니다. 감열지는 열에 반응해 인쇄되는 특수 용지로, 택배 라벨과 포스 영수증, 영화 티켓 등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한솔제지는 국내 감열지 시장의 85~90%를 점유하며, 북미·유럽·남미 등지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백판지의 경우 다음달 1일 신규 주문 건부터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5% 가격 인상이 적용됩니다. 백판지는 식품, 화장품, 전자제품 등의 포장재로 사용되는 두꺼운 코팅지로, 강도와 내구성이 뛰어난 게 특징입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올해 들어 별도의 가격 인상은 없었다"면서 "다만 해외에서는 이같이 POS 감열지와 백판지 두 지종에 대해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무림P&P 울산공장에서 종이가 생산되고 있다.(사진=무림P&P)
 
이번 수출가 인상은 글로벌 해상 운임 급등,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 미국발 관세 부과 우려 등 복합적인 원가 부담에 따른 것입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달 1일부터 한국산 전 품목에 대해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입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청문회에서 "2주 내 한미 간 협상 가능성이 있다"며 "짧은 시간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미국의 고강도 요구 조건 속에서 '윈윈' 해법을 찾기 위한 내부 협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다만 한솔제지와 무림페이퍼(009200) 등 제지업계는 협상에 중요하게 언급되는 산업이 아닌 만큼, 향후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이를 정면으로 감당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한솔제지는 관세 리스크에 선제 대응해 수익성을 방어하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아직 무림그룹 등 다른 주요 제지업체의 수출 가격 인상 움직임이 포착되지는 않지만, 수출 가격 인상은 특정 지종의 공급 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어 국내 가격에도 단기적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습니다. 앞서 코로나19 사례에 비춰 가격 인상 시그널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도 있습니다. 당시 수요가 급반등했던 2021년에도 해상 운임 상승 등을 계기로 주요 제지업체들이 일제히 인쇄용지 가격을 인상한 바 있습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미국 측은 이미 4월부터 기본 관세 10%를 적용하고 있으며, 8월부터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이 높아 수출업체들이 방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수출 단가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시장 수용 여부에 따라 판매 차질도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내수는 계절적 비수기로 가격 인상 여건이 좋지 않은 만큼, 해외 시장에서 수익성을 지키려는 전략이 현실적 선택"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업계는 중국산 저가 종이의 공세로 이미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미국의 고율 관세까지 현실화될 경우 수출 타격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공급망 비용이 다시금 수출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재현될지, 업계와 시장의 반응이 주목됩니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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