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김건희 특검이 18일 김건희씨, 건진법사 전성배씨, '집사 게이트' 김예성씨를 동시 소환합니다. 전씨는 '통일교 청탁 의혹'과 관련해 통일교가 김건희씨에게 고가의 목걸이를 건넨 창구로 지목됩니다. 특검이 전씨를 소환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건희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씨는 지난 15일 구속된 후 사흘 만에 특검에 출석합니다. 특검은 IMS모빌리티로 기업들이 자금을 투자하고, 이 돈이 김건희씨에게 흘러갔는지 조사할 예정입니다. 김건희씨도 같은 날 소환되는 만큼 '대질' 가능성도 주목됩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김건희씨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건희 특검은 18일 오전 10시 김건희씨와 건진법사 전성배씨, 김예성씨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로 소환합니다. 앞서 지난 14일 특검은 구속 수감된 김건희씨를 사무실로 불러 명태균 게이트 등을 조사했지만, 그는 진술거부권을 사용,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걸로 전해집니다. 특검이 김건희씨를 실제 조사 시간도 2시39분에 그쳤습니다. 이에 특검은 사흘 만인 이날 김건희씨를 다시 부르기로 했습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는 김건희 특검이 출범한 후 첫 소환조사를 받습니다. 전씨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입니다. 전씨는 캄보디아 개발 사업, YTN 인수 등 통일교 관련 정책 추진을 위해 통일교 측이 건넨 6000만원 상당의 목걸이 1개와 샤넬 가방 2개, 천수삼농축차를 김건희씨 측에 보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특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목걸이와 가방 등을 산 영수증을 확보했지만, 전씨는 '선물을 받은 건 맞지만 잃어버렸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습니다. 김건희씨도 관련 의혹을 부인하는 중입니다.
건진법사로 불리는 전성배씨가 지난 6월2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씨는 특검이 최근 수사에 속도를 내는 2023년 3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개입 의혹에도 연루됐습니다. 이는 전씨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함께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권성동 의원의 당대표 당선을 도우려고 통일교 신자들을 국민의힘에 입당시켰다는 의혹입니다. 특검은 전씨가 2022년 11월 "'윤심'은 무엇이냐"는 윤 전 본부장의 질문에 "변함없이 '권'"이라며 "1만명 이상, 권리당원 3개월 이상 당비 납부"라고 답한 사실을 확보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권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포기해 해당 계획은 무산됐지만, 특검은 통일교 신자들이 집단적으로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한 게 사실인지를 확인하려고 지난 13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등을 압수수색하기도 했습니다.
특검은 전씨를 둘러싼 '공천 개입 및 인사 청탁' 의혹도 수사 중입니다. 특검은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에서 박창욱 경북도의원, 박현국 봉화군수, 박남서 영주시장 당선에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사업가 A씨의 청탁을 받고, 윤석열·김건희씨 부부의 친분을 활용해 이들의 당선을 도운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겁니다.
김건희씨 '집사'로 지목된 김예성씨가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검은 집사 게이트 의혹에 핵심 인물인 김예성씨도 불러서 조사합니다. 그간 동남아시아 등에서 머물던 김씨는 지난 12일 인천공항 귀국과 동시에 특검에 체포됐고, 1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이번 조사는 구속 이후 첫 특검 조사입니다.
집사게이트는 한국증권금융과 HS효성, 카카오모빌리티 등 주요 대기업들 김예성씨가 설립·운영에 관여한 IMS모빌리티에 대가성·보험성으로 184억을 투자했다는 의혹입니다. 특검은 김씨를 불러 IMS모빌리티에서 빼돌린 돈의 일부가 김건희씨 일가에게 흘러들어간 것이 아닌지에 관해 추궁할 전망입니다.
김건희씨에 관련 주요 의혹에 관한 피의자가 같은 날 같은 시간 소환돼 조사를 받는 만큼 대질 조사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다만 통상 대질은 각 당사자들에 대한 조사가 어느 정도 진행된 후 진술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려 진행되므로, 아직은 시기가 이르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한 특검이 전성배씨와 김예성씨를 잇따라 조사한 것을 계기로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김건희씨의 태도가 달라질지 주목됩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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