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 모바일로"…홈쇼핑 실적 반등
현대·CJ·롯데 나란히 영업이익 상승, 고마진 전략 주효
TV 의존 여전한 GS샵은 부진…구조적 회복까진 '아직'
2025-11-13 17:10:36 2025-11-13 17:33:38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TV 시청 인구 감소로 장기 침체를 겪던 홈쇼핑 업계가 3분기 들어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요 업체들이 수익성 중심의 상품 포트폴리오 개편과 모바일 채널 강화에 속도를 내면서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 인데요. 현대홈쇼핑과 CJ온스타일, 롯데홈쇼핑이 모두 전년 대비 영업이익을 늘린 반면 여전히 TV 채널 의존도가 높은 GS샵은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별도 기준 3분기 매출 2643억원, 영업이익 16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9.9% 급증했습니다. 수익성이 높은 식품·주얼리 카테고리 비중을 확대하고 고정비 절감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연결 기준으로는 일부 계열사의 부진이 반영되면서 전체 매출 성장률은 제한적이었는데요. 업계에서는 체질 개선의 성과가 가시화됐지만 그룹 단위의 성장세로 이어지려면 추가 조정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2025년 3분기 국내 주요 홈쇼핑사 실적 비교.
 
CJ온스타일은 3분기 매출 3557억원, 영업이익 126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6.5%, 37.5% 증가했습니다. TV 중심의 판매 구조에서 벗어나 모바일 중심 커머스로 전환한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는데요. 라이브커머스와 숏폼 영상, 인플루언서 협업 등 콘텐츠형 커머스가 거래액 증가를 이끌었습니다. 특히 모바일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62.8% 급증하며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습니다. 
 
롯데홈쇼핑은 3분기 매출 2113억원, 영업이익 10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6%, 4.8% 늘었습니다. 증가 폭은 크지 않지만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 개편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롯데홈쇼핑은 최근 몇 분기 동안 고마진 해외 브랜드와 프리미엄 리빙·패션 상품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재편했는데요. 
 
여기에 주력 고객층을 50~60대로 명확히 설정하고 타깃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다만 모바일 콘텐츠 경쟁력은 다른 사업자에 비해 다소 뒤처져 있다는 평가도 있는데요. 롯데홈쇼핑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자체 라이브 방송 인력과 디지털 콘텐츠 제작역량을 강화 중에 있습니다. 
 
GS샵은 3분기 매출 2475억원, 영업이익 1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37.6% 감소했습니다. 매출총이익이 줄면서 영업이익이 70억원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죠. 취급액 기준으로는 TV(-3.4%)뿐 아니라 온라인(-4.5%) 부문에서도 하락세가 이어졌습니다. 
 
업계는 GS샵의 부진을 두고 TV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구조적 한계에 부딪힌 결과라고 분석하는데요. 한 업계 관계자는 "TV 시청자 기반의 매출 구조는 이미 성장 한계에 도달했지만 GS샵은 모바일 콘텐츠나 라이브커머스 강화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모바일·고마진 상품 확대…체질개선 효과 가시화
 
올해 3분기 TV홈쇼핑사 실적을 살펴보면 업계 공통적으로 두 가지 특징이 두드러집니다. 고마진 상품군 확대로 대부분의 사업자가 가구·가전 등 낮은 마진의 상품을 줄이고 패션·식품·건강기능식품·주얼리 등 상대적으로 이익률이 높은 카테고리로 편성 비중을 옮겼는데요. 
 
CJ온스타일 모바일 라이브 방송 화면. (사진=CJ온스타일)
 
또 모바일 중심 소비 패턴에 대한 대응 강화가 이익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라이브커머스와 숏폼 콘텐츠를 결합한 영상형 커머스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는 가운데 얼마나 빠르게 디지털 전환을 추진했느냐가 실적의 분수령이 된 것 이죠. 
 
TV 기반 홈쇼핑 사업은 높은 송출 수수료가 늘 부담으로 작용해왔습니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TV홈쇼핑 7개 사업자의 방송 매출은 2조6428억원으로 201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송출 수수료는 1조9364억원으로 매출 대비 73%를 차지했는데요. 
 
올해 들어 일부 사업자는 송출 계약 재조정과 편성 효율화로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영업이익 방어에 성공했습니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고정비 절감이 이익률 개선의 숨은 공신이었다"며 "매출보다 비용 관리 능력이 기업별 성패를 가르는 시기"라고 전했습니다. 
 
이번 실적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홈쇼핑 업황이 바닥을 찍고 돌아선 첫 분기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다만 구조적 환경이 여전히 녹록지 않다는 점에서 제한적 회복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되는데요.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홈쇼핑 산업이 이제 더 이상 성장 산업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이번 3분기에 주요 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된 건 일시적 요인이라기보다는 마케팅 전략을 새로 짠 결과로 볼 수 있다"며 "특히 모바일 전환과 인플루언서 협업 등 새로운 형태의 커머스 전략이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렇다고 해서 이 흐름이 곧장 구조적인 성장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며, 기본적으로 홈쇼핑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들어선 산업이고, 결국 관건은 이 흐름을 얼마나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로 연결시키느냐인데 모바일 콘텐츠 경쟁력과 고객 유지 전략이 향후 몇 분기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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