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에 유통가 '반짝'…대형마트만 울었다
내수 진작 정책에 업태별 '희비'
소비쿠폰 훈풍에 백화점·편의점 '활짝'
규제 묶인 대형마트만 '역주행'
2025-11-12 16:30:46 2025-11-12 17:41:44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올해 3분기 침체된 내수 경기 속에서도 유통업계에 반짝 훈풍이 불었습니다.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촉매가 되어 편의점과 일부 오프라인 업태의 매출이 반등했고,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늘어나면서 백화점도 실적을 끌어올렸는데요. 온라인 중심의 소비 흐름을 타고 이커머스 업계는 또 한 번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기 대형마트는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제외되고 기존 규제가 여전한 탓에 역성장을 피하지 못했는데요. 업태별 희비가 뚜렷하게 엇갈린 분기였습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소비쿠폰 효과를 직접 누리지 못한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는 오히려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명품 수요 회복에 힘입어 나란히 실적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추석 연휴가 4분기로 넘어가며 전통적인 소비 성수기를 놓친 악조건 속에서도 성장세를 기록한 점이 눈길을 끄는데요. 
 
롯데백화점은 3분기 매출 7343억원, 영업이익 79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0.7%, 9.0% 증가했으며, 해외사업을 포함하면 매출은 7648억원, 영업이익은 832억원으로 두 자릿수 성장률(17.9%)을 기록했습니다. 
 
(사진=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은 3분기 매출 5768억원, 영업이익 893억원으로 각각 1.5%, 25.8% 증가하며 3사 중 가장 높은 수익성 개선을 보였습니다. 패션·명품·주얼리 등 고가 상품군의 판매 호조와 비용 효율화 전략이 주효했는데요. 
 
신세계백화점은 매출 6227억원(전년 대비 +0.5%), 영업이익 840억원(–4.9%)을 기록했습니다. 강남점의 외국인 매출이 70% 넘게 급증하며 럭셔리 브랜드 판매가 선전했으나 주요 점포 리뉴얼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가 수익성 발목을 잡았습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소비쿠폰 대상이 아니었음에도 관광객 유입과 명품 수요 회복이 실적을 끌어올렸다"며 "고가 상품 중심 소비는 여전히 견조하다"고 말했습니다. 
 
편의점 업계는 3분기에 들어 확실한 쿠폰 특수를 누렸습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주요 사용처로 포함되면서 중저가 식음료 수요가 폭발했고, 체류형 매장 전략과 야간 간편식 판매도 맞물렸죠. 
 
GS리테일의 3분기 매출은 3조2054억원, 영업이익 11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3%, 31.6% 늘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편의점 사업 부문 매출은 2조4485억 원(+6.1%), 영업이익 851억원(+16.7%)으로 성장세를 이끌었습니다. 
 
BGF리테일 역시 매출 2조4623억원(+5.9%), 영업이익 977억원(+7.1%)을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는데요. 업계는 소비쿠폰 효과로 일시적 수요가 몰렸지만 프리미엄 간편식·편의 간식 트렌드 확산이 장기 성장의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온라인 유통 강자인 쿠팡은 3분기 매출 12조8455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또 한 번 경신했습니다. 영업이익은 2245억원으로 51.5% 늘었습니다. 컬리는 창립 10년 만에 첫 순이익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3분기 매출 5787억원(+4.4%), 영업이익 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05억원 개선됐습니다. 당기순이익은 23억원으로 창사 이래 첫 플러스 전환입니다.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기반 상품 큐레이션과 시즌 전략 강화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입니다. 
 
대형마트만 역성장…소비쿠폰 제외·규제 여전
 
이와 달리 대형마트 업태는 3분기에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제외된 데다 월 2회 의무휴업 등 기존 규제가 지속되면서 내수 회복의 수혜에서 소외된 것 인데요.
 
이마트 할인점 부문은 3분기 매출 2조9707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548억원으로 20.9% 줄었습니다.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와 부동산 자회사 신세계프라퍼티를 포함한 별도 기준으로는 순매출 7조4008억원(–1.4%), 영업이익 1514억원(+35.5%)으로 일부 수익성 개선이 있었지만 전통 대형마트의 침체를 만회하기엔 부족했습니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농산 매장. (사진=롯데마트)
 
롯데쇼핑의 국내 마트·슈퍼 부문 역시 매출 1조3035억원(–8.8%), 영업이익 71억원(–85.1%)으로 급감했습니다. 홈플러스 역시 회생절차 속 실적 악화가 이어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전환이 늦고 가격 중심의 경쟁력만으로는 고객을 붙잡기 어렵다"며 "소비쿠폰이 빠진 것도 매출 하락에 결정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3분기 실적은 유통 업계 전반의 양극화를 다시 확인시켰는데요. 소비쿠폰이 촉발한 단기적 내수 진작과 외국인 소비 확대로 백화점·편의점·이커머스는 반등에 성공했지만 구조적 제약에 묶인 대형마트는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대형마트가 전통적인 종합 유통 매장 형태를 유지하기보다는 식품과 일상용품 중심의 핵심 소매 기능으로 완전히 재편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형마트는 변화한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식품 중심으로 매장을 재편하는데, 새벽배송은 이미 늦은 만큼 즉시배송(Q커머스)에 과감히 투자할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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