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 AMD 등 자국 기업이 생산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조건을 대폭 강화하는 새로운 규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국산 AI 칩 수출 시 당국의 사전 허가를 받게 하거나 AI 칩을 수입하는 외국기업에 대미 투자와 보안 보증을 요구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에 엔비디아 로고가 걸려있다. (사진=연합뉴스)
5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엔비디아·AMD 등 미국 업체의 AI 칩을 수입하는 기업에 보안 관련 보증을 요구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중입니다. 아울러 칩의 컴퓨팅 성능을 기준으로 수출 승인을 단계적으로 부여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미 상무부는 1000개 미만의 소규모 칩을 설치하는 데도 수출 허가를 받도록 했습니다.
예외 적용을 받기 위해선 엔비디아나 AMD와 같은 칩 수출 기업이 칩을 모니터링하는 한편 수입업체는 칩을 다른 칩과 연결해 더 큰 클러스터를 구축하지 못하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사용에 동의해야 합니다.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20만개 이상의 미국산 AI 칩을 수출하는 경우,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를 투자하거나 보안 관련 조치를 요구할 수 있는 규정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이는 AI 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첨단 반도체 기술의 해외 유출을 통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됩니다. 다만 해당 규정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며 변경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습니다.
미 상무부는 해당 보도와 관련해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서 “미국 기술 스택의 안전한 수출 촉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중동과의 역사적 협정을 통해 수출을 성공적으로 확대했으며 그 접근법을 공식화하기 위한 정부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칩을 수출하기로 하고, 두 나라는 미국에 투자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 칩 H200의 생산을 중단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엔비디아는 대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의 생산 설비를 H200에서 차세대 AI 칩 ‘베라 루빈’ 전환했습니다. 이는 H200 칩에 대해 미국의 대중국 수출 승인이 늦어지고 있는 데다 중국의 잠재적 규제 가능성이 떠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엔비디아 H200 칩의 중국 수출을 허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고객확인제도(KYC) 등 절차에서 상무부와 의견 차이를 보여 승인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중국은 자국 기업들에 필요한 경우에만 H200을 구입하라는 지침을 내리는 등 중국산 AI 칩 사용을 장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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