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상자산 2차 법안 '제자리'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무위 법안소위 안건서 제외
입법 지연 길어지면서 후속 제도 동반 지연
업계 "글로벌 시장 빠르게 재편…지연 시 경쟁력 뒤처질 우려"
2026-03-30 15:03:52 2026-03-30 17:19:41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국내 가상자산 2단계 입법안인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멈춰 서면서 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당초 1분기 처리 목표가 제시됐으나 상반기 처리가 사실상 어려워진 분위기입니다. 업계도 제도 공백이 길어질수록 사업 방향을 정하기 어려워지고 후속 제도 논의도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30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31일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안건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안 논의가 늦어지는 배경에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와 별개로 세부 설계를 둘러싼 쟁점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핵심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 중심으로 둘지, 비은행권과 거래소의 역할을 어디까지 허용할지에 대한 논의입니다. 정부·여당 안에는 은행이 50%+1주를 확보하는 구조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는데 한국은행은 이를 금융 안정 차원의 장치로 보고 있습니다.
 
거래소 지배구조 규제도 또 다른 쟁점입니다. 정부 안에는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됐는데, 이 경우 두나무, 빗썸, 코인원, 코빗, 스트리미 등 주요 거래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시황판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디지털자산기본법 지연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리지만,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문제는 불확실성입니다. 
 
가상자산 업계는 2단계 입법이 미뤄질수록 투자와 사업 준비를 위한 기준점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입법이 조금 지연되다 보니까 저희가 투자할 수 있는 방향성이나 이런 부분이 조금 늦어지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은 좀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법안 논의가 더 늦어질 경우 "3분기 돼서 정무위가 새로 열려도 이들이 시장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릴수 있고, 파악하고 나면 바로 국감 시즌"이라며 사실상 하반기 이후로 지연이 이어질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해당 관계자는 법인과 외국인 관련 후속 조치 역시 입법 지연과 맞물려 늦어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해당 관계자는 "법인 가이드는 사실 그냥 자율규제처럼 발표를 하면 되는데 우선 입법을 먼저 하고 발표를 하기 위해서 지금 미뤄진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법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업계가 준비는 하고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상태가 길어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도 입법 지연 자체가 산업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협회 관계자는 "해외 글로벌 시장들이 아주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데 더 빨리 뭔가를 해도 될까 말까 한 상황"이라며 "이렇게 되면 더 뒤처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 역시 일정 지연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습니다. 강성후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 회장은 "6월 지방선거가 끝나야 논의할 것이라면 국회 통과와 정부 공포를 거쳐 시행되는 시점은 내년 하반기로 밀릴 수 있다"며 "입법 미비가 길어질수록 이용자 피해를 비롯한 각종 문제도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반면 미국은 주요 가상자산의 증권성 논란을 일정 부분 정리하고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규제라는 새 핵심 쟁점을 논의 중입니다. 미국 의회에서는 클래리티 법안을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와 거래소 등 플랫폼의 이자·보상 지급을 어디까지 허용할지를 두고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증권성에 대한 논란이 끝나 어느 형태로 준비할 수 있는지 방향이 나와 있다"며 "스테이블코인 이자 문제도 계속 논의되면서 법안이나 제도를 통해 하나씩 확정되는 흐름"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업계 반발과 정치권 충돌이 거세더라도 수정안 논의, 위원회 심의 일정이 공개적으로 이어지는 등 갈등 속에서도 입법 프로세스가 전진하고 있습니다. 
 
결국 업계 일각에서 가장 크게 우려하는 지점은 법안 내용 자체보다도 '언제 어떻게 정리될지 모르는 상태'가 길어지는 데 있습니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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