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해진 '중동 전쟁' 여파…생산·소비·투자 한 달 만에 '트리플 감소'
3월 '트리플 증가'에서 급반전…8개월 만에 동반 감소
석유정제업, 38년 만에 최대 낙폭…연료 소비도 급감
정부 "일시적인 조정…5월부터 개선 흐름 재개 전망"
2026-05-29 16:25:07 2026-05-29 16:25:07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지난달 생산·소비·투자가 일제히 감소하면서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습니다. 트리플 감소는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 만입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됐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2~3월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습니다. 지난 3월 '트리플 증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급반전된 흐름입니다. 다만 정부는 '일시적인 조정'이라고 평가하면서 5월부터 지표들이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4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동발 충격 본격화…제조·서비스업 동반 감소
 
국가데이터처가 29일 발표한 '2026년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7.8(2020년=100)로 전월 대비 0.6% 감소했습니다. 전산업생산은 지난 2월 2.1%, 3월 0.4%로 연속 증가하다가 석 달 만에 다시 감소했습니다. 
 
이중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0.7% 감소했습니다. 전기·가스업(0.9%)이 증가했으나, 광업(-3.9%)과 제조업(-0.8%)이 감소하면서 전체 생산을 끌어내렸습니다. 제조업은 반도체(3.1%), 의약품(13.3%), 금속가공(5.9%) 생산이 늘었지만 자동차(-10.0%), 석유정제(-19.4%), 기계장비(-3.6%) 생산이 감소했습니다.
 
특히 석유정제 생산은 중동전쟁에 따른 원유 수급 불안과 관련 시설 정비·보수 영향으로 19.4%나 급감했습니다. 지난 1988년 5월(-22.1%) 이후 37년11개월 만에 최대 폭 감소입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중동 전쟁으로 원유 수급 차질이 발생해 석유정제업 생산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자동차 생산도 10.0%나 줄었는데, 지난해 9월(-15.3%)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대전에서 발생한 자동차부품 제조 공장 화재로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5월 주요 차종 신차 출시를 앞둔 대기 수요 영향이 컸습니다.
 
소비·투자, 일제히 '뒷걸음질'…"기저효과 등 일시적 조정"
 
내수 지표도 일제히 부진했습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보다 3.6% 감소했는데, 2024년 2월(-3.7%) 이후 2년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통신기기와 컴퓨터, 승용차 등 내구재 소비가 전월 대비 11.1% 감소한 가운데, 공공기관 차량 2부제 등 영향으로 차량 연료 등 비내구재도 1.1% 감소한 영향이 컸습니다. 
 
서비스 소비를 보여주는 서비스업 생산도 1.0% 감소했습니다. 2022년 2월(-1.7%) 이후 최대 감소 폭입니다. 정보통신업(4.3%)이 증가했지만, 금융·보험업(-7.7%) 등이 감소한 영향이 컸습니다. 특히 금융·보험업은 2001년 3월(-7.7%)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으로, 소매판매액 카드 실적 감소와 전월 외환거래 이익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는 분석입니다.
 
투자 지표도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3.6% 감소했고, 건설업체의 국내 시공 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불변)도 1.4% 줄었습니다. 다만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2포인트 상승했고,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0.6포인트 올랐습니다.
 
정부는 이 같은 트리플 감소가 '일시적인 조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5월부터 다시 산업활동 주요 지표가 개선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그동안 높은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일시적인 조정을 받은 것"이라며 "5월에는 소비와 기업 심리 모두 큰 폭으로 상승하고 수출 호조세도 이어지고 있어 개선 흐름이 재개될 전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도 "중동 전쟁 이후 하락했던 소비심리가 5월 큰 폭 반등했고, 기업심리지수도 4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해 소비·투자에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며 "원료 수급상황도 점차 개선되는 가운데, 수출과 자본재 수입, 건설수주 등 속보 지표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4일 서울의 한 주유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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