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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규리 기자]
현대차(005380)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에 대한 추가 투자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외부 전략적투자자(SI) 유치에 무게를 싣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상용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 국면에 진입하면서 수조원 규모의 자금 투입이 불가피한 가운데 그룹은 지분율 유지보다 기업가치 극대화를 우선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확보할 수 있는 자금 규모와 정의선 회장의 지분 가치를 감안하면 일부 희석을 감수하더라도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현대차그룹)
지분 지키기보다 가치 키우기…SI 영입 가능성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복상장 등 대내외 이슈가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IPO가 사실상 힘들 것으로 예상되자 외부 SI 영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보스턴다이내믹스는 그룹 계열사가 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 HMG글로벌이 56.4%를 보유하고 있으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22.6%)과 현대글로비스(11.25%)까지 합산하면 그룹 지분율은 90%가 넘는다.
유일한 재무적투자자(FI)인 소프트뱅크(9.7%)는 2021년 체결한 풋옵션 기한이 이달 21일로 예정돼 있다. 당초 계약상으로는 미국 나스닥 상장이 완료됐어야 했으나 국내외 시장 변수로 인해 현재 IPO가 잠정 연기된 상태다.
시장에서는 아틀라스 양산 시점이 2028년으로 예상되는 만큼 무리한 IPO 일정을 맞추기보다 SI 확보를 통한 외부 자금 유치로 기업 밸류에이션을 높이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올 초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구글 딥마인드와 협업을 발표하면서 외부 자본의 관심도 높아진 상황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6월 풋옵션 기한이 다가오면서 내부에서는 본격적인 SI 외부 영입을 위해 적극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며 "구글 등 외부 빅테크의 참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IPO를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하기 전까지 그룹의 자금 투입은 당분간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현대차·기아 등 계열사를 통해 1조원이 넘는 유상증자를 실시한 것을 포함해 그룹이 현재까지 보스턴다이내믹스에 지원한 금액은 누적 3조원을 넘는다. 로봇 사업 특성상 초기 투자 비용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구조여서 해당 자금도 올해 안에 대부분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간 투자비만 2조원 이상이 요구될 수 있다"며 "IPO 이전까지 2~3회의 유상증자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지분율보다 가치…정의선 회장 지분가치 40조원 전망
현대차그룹이 지분 희석을 감수하면서까지 SI 유치에 나서는 배경에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가파른 기업가치 상승 기대감이 깔려있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는 2028년 66조 1240억원에서 2030년 141조 386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확대와 아틀라스 양산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2032년에는 187조 8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이 보유한 지분 가치도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약 4조원 수준으로 평가되는 지분 가치는 2028년 14조 4810억원으로 늘어나고 2030년에는 30조 96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032년에는 41조 128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불과 5년 만에 지분 가치가 10배 이상 증가하는 셈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 확대는 단순한 투자 수익을 넘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중요한 열쇠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현재 그룹의 최대 과제인 정 회장의 안정적인 지배력 확보와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10조~13조원 안팎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 IPO는 정 회장이 보유한 지분 가치를 현금화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창구이기 때문이다.
기업가치 상승에 따라 IPO가 성공할 경우 지배구조 개편과 상속세 재원 마련에 활용할 수 있는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가치 상승이 단순한 신사업 성과를 넘어 그룹의 오랜 숙원인 지배구조 개편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분 희석에 따른 우려보다 IPO 후 현금화가 향후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올해 SI 영입 전략의 성패가 현대차그룹의 미래 판을 가를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에 현대차그룹 측은 "보스턴다이내믹스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일정은 현재 확인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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