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진작과 성장동력 사이…한국경제의 두 과제
매출 2.91% 올린 소비쿠폰 온기
비수도권·생활밀착업종에 효과 집중
효율적 '단기 처방' 수단, 구조개선도 절실
"중장기 성장동력 등 잠재성장률 고민해야"
"초광역 엔진…산업구조 효과 중심 필요"
2026-06-10 17:43:22 2026-06-10 18:12:31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경제를 살리는 근본 대책’으로 보면 과대평가지만 반대로 ‘아무 효과 없는 현금 살포’라고 보면 틀렸다는 진단이 명확해졌습니다. 보다 정확하게는 침체된 내수와 자영업 경기를 단기간 떠받치는 경기부양책으로 보는 게 가장 현실적인 평가에 가깝습니다.
 
소비쿠폰의 단기 효과는 인정하되, 잠재성장률 회복을 위한 구조개혁은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가 진정한 회복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소비 진작 정책의 단기 처방과 구조개혁 처방이 균형을 이룰 때 민생 회복, 성장 동력 확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10일 한국은행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서베이 결과를 보면, 저소득층의 가처분 소득이 늘어나는 즉시 신규 소비(음식점·식료품 등)로 연결됐다. (출처=한국은행)
 
“소비쿠폰 효과 있었다”
 
10일 한국은행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분석을 보면, 총 13조5220억원 규모의 소비쿠폰 재정 투입을 통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12%포인트 오른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특히 대형 온라인 플랫폼이나 대기업 직영 매장을 제외한 ‘연 매출 30억원 이하’ 골목상권으로 사용처를 제한한 결과, 쿠폰 사용 소상공인 매장의 월평균 매출이 비사용처보다 2.91% 추가 증가한 효과를 보였습니다.
 
일회성 소비 지원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소득이 낮을수록 지출 성향이 높아지는 한계소비성향(0.20)을 정확히 타깃팅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하정석 한은 조사국 재정산업팀 과장은 “상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추산하면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2025년 성장 GDP(국내총생산) 제고 효과는 약 0.12% 정도인 것으로 평가된다. 추정 방법을 다각도로 적용하면 약 0.07~0.15%로 추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소비쿠폰 지급에서 도입한 소득 수준별, 지역별 차등 지원은 상대적으로 취약계층에 대한 소비 진작과 수도권 이외 지역의 추가적 매출 증대에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며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소비쿠폰의 한계소비성향이 더 높았다는 서베이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서베이 결과를 보면, 고소득층은 소비쿠폰을 지급받아도 어차피 쓸 돈을 쿠폰으로 대신 채우는 ‘지출 대체(저축 효과)’ 경향이 강한 데 반해 저소득층의 경우 가처분 소득이 늘어나는 즉시 신규 소비(음식점·식료품 등)로 연결한다는 점을 실증한 겁니다. 지역별 매출 증대 효과도 비수도권 지역에서 크게 나타나는 등 소비쿠폰 정책이 수도권 이외 지역을 집중 지원하는 데 유효한 정책 수단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한 경제학자는 “자영업자 등 골목상권 심폐소생에 호흡기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정책적 의의가 클 것”이라며 “고물가와 고금리, 누적된 가계부채 부담으로 민간 소비 여력이 바닥을 친 상황에서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깨우는 실질적인 효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열차를 이용한 직장인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단기 내수 처방과 성장동력 조화 필요
 
다만, 소비쿠폰과 같은 재정정책이 경기 회복의 출발점은 될 수 있어도 종착점이 될 순 없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자영업자, 소상공인이 버틸 수 있도록 내수를 살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정책에 있어 마중물만으로는 강물이 흐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단기 내수 진작을 유도하는 ‘소비 처방’과 중장기 체질을 개선하는 ‘성장동력 확보’의 조화가 요구되고 있는 겁니다. 한국 경제의 중장기 체력을 나타내는 미래 지표인 내년도 잠재성장률이 1.4%대까지 하락하는 등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잠재성장률은 노동·자본 등 가용한 생산요소를 모두 동원해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입니다. 1%대 중반 추락의 의미는 구조적 역동성이 급격히 식어가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를 통해 ‘잠재성장률 반등의 원년’을 강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입니다. 더욱이 전문가들은 성장 모멘텀 확보를 위해 ‘튼튼한 성장동력 생태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놓고 있습니다.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이 10일 광주 북구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5극3특 성장엔진 전략포럼'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잠재성장률 3%+·비수도권 GRDP 50%
 
새 정부에서 제시된 정책 이정표 중 ‘5극3특(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 초광역권, 제주·전북·강원 특별자치도) 균형성장 전략’이 그 단초로 지목됩니다. 비수도권의 경제 비중(GRDP)을 전체의 절반(5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구조개혁과 초광역 집중 투자를 통해 국가 잠재성장률을 3% 이상으로 반등시키겠다는 핵심 정책 목표가 담겨 있습니다.
 
산업연구원의 분석을 보면 기존 시·도 단위로 가용 자원을 무분별하게 쪼개 나눠 주던 분산형 균형발전 방식이 수도권 일극 집중을 막지 못하고 비수도권 주력산업(조선·철강·석유화학 등)의 구조적 위기를 심화시킨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송년 산업연 연구위원은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응하는 실질적 균형성장 전략이 되려면 시도별 배분을 넘어 권역별 전략협의체와 초광역협약을 통해 투자 입지, R&D, 인재, 교통·정주 인프라를 조정하고 성과관리도 사업비·투자협약액이 아니라 부가가치, 고임금 일자리, R&D 기능 이전, 지역기업 거래, 인재 정착 등 산업구조 효과 중심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산업통상부는 5극3특 각 권역과의 협의를 거쳐 권역별 성장 엔진을 선정할 예정입니다. 각 성장 엔진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수준으로 육성하기 위한 재정, 세제, 금융, 인력, 기술, 인프라, 규제 특례 등 7종 정책 지원 패키지도 조속히 발표할 계획입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