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이틀째 무력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미·이란 간 휴전이 위태로운 상황을 맞은 가운데, 국내에서는 중동 전쟁 충격이 본격화하는 모양새입니다. 고용시장은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제조업 일자리 급감에 따라 취업자 수가 1년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금융시장 역시 증시와 환율이 연일 널뛰는 가운데, 중동 긴장 고조에 불안한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취업자 수, 내란 사태 이후 '첫 감소'…전쟁발 고용난에 패닉
10일(현지시간) 이란 전쟁을 총괄 중인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성명을 통해 "미 동부시간 오후 5시15분 이란 내 여러 목표물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자위적 공격을 개시했다"며 전날에 이어 이란 본토에 추가 공습을 감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어제 그들을 강하게 타격했고, 오늘도 다시 할 것"이라고 재차 압박했습니다.
이란은 미국이 대대적 공세에 호르무즈 폐쇄 카드를 다시 꺼냈습니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는 이날 국영매체인 <IRIB>에 공개한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폐쇄하고 유조선과 상선을 포함한 모든 선박의 통항을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이란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던 선박 2척도 공격했습니다.
중동 위기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국내에서는 전쟁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국가데이터처의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912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만명 감소하면서 고용시장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은 비상계엄 여파로 내수 심리가 냉각되고 연말 정부 일자리 사업 종료 영향을 받았던 지난 2024년 12월(-5만2000명) 이후 처음입니다.
고용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것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불안에 식료품, 자동차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급감한 영향이 컸습니다. 유례없는 반도체 수출 호황 속에서도 중동 전쟁 장기화와 공급망 마비가 고용시장을 얼어붙게 한 것입니다.
금융시장도 '널뛰기'…코스피 7700선 등락·환율 1530원 위협
금융시장도 연일 널뛰기 장세가 이어졌습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4.5% 급락했던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6% 내린 7509.62로 출발해 등락을 거듭한 뒤 낙폭을 줄여 0.43% 오른 7763.95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한때 7300선까지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불안한 중동 정세에 간밤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기술주 급락에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국내 증시도 충격을 받았습니다.
환율 역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원 오른 1525.5원에 출발해 상승 폭을 키워 4.7원 오른 1528.9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지난 5일 1560원대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외환당국의 적극 개입으로 9일 1500원대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상승해 1520원대에 재진입, 1530원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은 일일 평균 변동성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최대로 치솟는 등 높은 변동폭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올해 원·달러 환율의 일일 평균 변동폭은 8.44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9.36원 이후 17년 만에 가장 큰 수치입니다.
미·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확대되고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 위기를 맞으면서 주춤하던 국제유가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90달러로 2.1% 올랐고,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93달러로 1.8% 상승했습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 사태 종전 여부, 스페이스X 상장,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변수가 많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의 변동성 장세는 좀 더 이어질 것"이라며 "다음 주 이후 이와 같은 이슈들의 우려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코스닥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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