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스타벅스가 '탱크데이' 논란 재발 방지를 위해 전국 매장 영업을 조기 종료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역사·사회적 감수성 교육에 나섰습니다. 지난 1999년 개점 이후 처음 시행되는 전사 차원의 조치인데요.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의 본질이 교육 부족이 아니라 마케팅 기획과 승인 과정에서의 검증 실패에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2일 서울에 있는 한 스타벅스 매장에 붙은 영업시간 변경 안내문. (사진=차철우 기자)
스타벅스코리아(SCK컴퍼니)는 22일 오후 3시 전국 2160개 매장의 영업을 일괄 조기 종료했습니다. 매장 파트너(직원)를 대상으로 역사 인식 및 사회적 감수성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섭니다. 스타벅스 국내 진출 이후 전국 매장이 일제히 영업시간을 단축한 것을 사실상 처음입니다. 그룹 계열사 임직원 일부도 이번 교육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앞서 스타벅스는 제4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 '탱크데이' 이벤트를 진행해 논란을 빚었습니다. 스타벅스는 해당 제품 홍보를 위해 누리집에 탱크데이 슬로건을 내걸고 관련 게시물을 게재한 바 있습니다. 해당 문구에는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도 포함됐습니다. 논란이 불거지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직접 사과하고 경영진을 문책성 경질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에 분노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이번 교육은 단순 사과를 넘어 조직 문화와 콘텐츠 검수 체계를 재점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조치로 해석됩니다.
서울 소재 스타벅스 매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교육 한 번으로 해결 안 돼…제도 개선 필요"
다만 이번 사안의 본질은 일선 직원의 역사 인식 부족이 아니라 본사 차원의 검증 시스템 실패에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본사에 따르면 탱크데이 이벤트는 커머스팀(e커머스팀) 기획을 시작으로 팀장→담당 임원→전략기획본부장→대표이사까지 총 4단계의 공식 보고 및 승인 절차를 거쳤습니다. 결재 과정에 참여한 인원이 다수였음에도 부적절성을 지적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특히 결재 체계에 있던 일부 임직원은 행사 디자인 시안이 담긴 첨부파일조차 열어보지 않은 채 관행적으로 전자결재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대표이사 승인 이후 실무진이 텀블러의 별칭인 '데스크 메이트'에서 착안해 해당 문구를 추가했고, 이후 경영진 보고 없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배너 등에 그대로 노출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에 따라 다중 검수 체계 도입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단순한 직원 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리스크 관리 체계 전반의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결국 향후 검수 프로세스와 조직 문화 개선이 실질적으로 이뤄질지가 관건이라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교육 한 번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사과 이후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실행하는 과정"이라고 짚었습니다. 이어 "소비자들은 기업이 실제로 변화하는지 지켜보고 있는 만큼 교육, 내부 시스템 개선, 사회적 책임 강화 등을 단계적으로 보여줘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내부 검증 시스템과 사회적 감수성을 높이는 장치를 지속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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