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자주포 소송전 봉합 조짐…한화, 남유럽 진출 ‘탄력’
인드라, 산타바바라와 법적 분쟁 합의 논의
한화에어로·인드라, 3월 자주포 MOU 체결
남유럽 현지화의 첫 사례…후속 사업 수주도
2026-06-29 15:28:10 2026-06-29 15:34:26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스페인 차세대 자주포 사업을 둘러싼 글로벌 방산업체 간 소송전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기반 남유럽 현지화 전략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그동안 소송 리스크에 묶여 있던 스페인 자주포 현대화 사업이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동유럽에 이어 남유럽 방산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차(왼쪽).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29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최대 방산 기업 인드라와 글로벌 방산 기업 제너럴다이내믹스 유럽지상시스템(GDELS)의 스페인 자회사 산타바바라 시스테마스는 스페인 자주포 현대화 사업을 둘러싼 법적 분쟁을 끝내기 위한 협력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측 협의가 최종 합의로 이어질 경우 사업 추진을 둘러싼 소송 리스크가 완화되고, K9 기반 현지 생산 구상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스페인 국방부가 추진하는 자주포 현대화 사업은 총 72억유로(약 11조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스페인 육군은 이번 사업을 통해 궤도형 자주포 128문과 차륜형 자주포 86문, 탄약보급차 214대 등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뿐 아니라 K10 탄약보급차, K11 사격지휘통제차량을 기반으로 한 파생 체계도 납품 물량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페인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인드라와 에스크리바노가 구성한 임시기업연합을 사업 주계약자로 선정한 바 있습니다. 이에 산타바바라는 선정 과정의 공정성 등을 문제 삼으며 올해 1월 행정소송에 나섰습니다. 당초 인드라는 산타바바라에 단순 하도급 공급업체 역할을 제안했으나, 산타바바라는 차량 선체와 재래식 무기 제조 분야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업을 공동으로 이끄는 파트너 지위를 요구하며 맞서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최근 인드라와 산타바바라가 합작법인 설립 등 협력안을 논의하면서 사업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양측이 최종 합의에 이를 경우 산타바바라는 소송을 취하하고 분쟁을 종식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경우 법적 공방으로 지연 우려가 제기됐던 스페인 자주포 사업도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스페인 인드라 그룹이 지난 3월 자주포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사진=인드라그룹 홈페이지)
 
법적 분쟁이 해결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남유럽 방산 시장에 본격적으로 안착하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K9 기술이전을 기반으로 추진되는 현지 생산 체계가 스페인 내 기존 제조 인프라와 결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지난 3월 인드라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스페인군용 궤도형 자주포 개발을 위한 협정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양사는 스페인형 K9 플랫폼을 기반으로 현지 요구 조건에 맞춘 선체 설계, 스페인산 임무장비 통합, 기술이전, 현지 제조 역량 확보 등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내 방산업계의 유럽 진출 지형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K9 자주포 수출이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동유럽을 중심으로 확대돼 왔다면, 스페인 사업은 남유럽으로 현지화 모델을 확장하는 첫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이번 사업은 단순히 한국산 자주포를 현지에서 조립하는 방식이 아니라, K9 플랫폼을 기반으로 스페인군 요구에 맞춘 현지형 자주포를 개발하는 모델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입니다. 스페인 방산업체들이 체계 구축 과정에 참여하는 만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스페인 방산 생태계 안에 보다 깊게 자리 잡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스페인은 유럽 주요 방산국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만큼, K9이 현지 생산과 기술이전을 결합한 방식으로 안착할 경우 후속 사업 수주 기반도 강화될 수 있습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K9 자주포의 유럽 수출은 폴란드 등 동유럽을 중심으로 확대돼 왔다”며 “스페인 사업이 본격 추진될 경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남유럽 진출에도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더 나아가 현지 생산과 기술이전을 결합한 유럽형 사업 모델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향후 주변국 후속 사업 수주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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