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정기업 SPC, 기흥역세권 사업 통매각
수도권 진출, 기흥역세권 개발사업 좌초
1900억원에 부지 매각…450억은 모기업 수혈
모기업 시공사, 법정관리행에 190억원 대손상각
2026-07-07 14:43:35 2026-07-07 16:53:26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부산 지역 중견 그룹인 삼정기업이 수도권 알짜 사업으로 꼽히던 기흥역세권 도시개발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압박에 쫓겨 사업 부지를 1900억원에 통매각한 것입니다. 부지 매각으로 손에 쥔 현금 다수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모기업의 연명자금으로 흘러가면서, 사업을 주도했던 특수목적법인(SPC)은 거액의 손실을 떠안았습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해당 SPC는 2025년 1월 보유 중이던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 일원의 사업 부지를 1900억3000만원에 매각했습니다. 2024년 말 기준 이 회사의 단기차입금은 웰컴저축은행 등 대주단 786억원과 계열사 삼정이앤시 211억원을 합쳐 약 997억원에 달했습니다. 결국 본PF 전환에 실패하고 금융비용 압박이 거세지자, 사업권을 통째로 넘겨 브릿지론을 상환하는 길을 택한 것입니다. 이에 1040억원 규모로 잡혀있던 주택분양보증은 지난해 전액 소멸했습니다.
 
부지 매각 대금으로 PF 대주단은 원금을 회수했으나, 시공사(삼정기업, 삼정이앤시)와 시행사(SPC)는 경영난에 빠졌습니다. SPC는 차입금을 상환하고 남은 자금 중 450억원을 모기업인 삼정기업에 단기대여금 명목으로 빌려줬습니다. 자본금 5000만원짜리 SPC가 모기업의 유동성 위기를 막는 금고 역할을 한 셈입니다.
 
 
 
하지만 이 위험한 자금 수혈은 최악의 결과로 돌아왔습니다. 삼정기업이 유동성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2025년 2월 부산회생법원에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빌려준 돈이 묶여버린 것입니다. SPC는 대여금 중 절반에 가까운 약 189억7000만원을 회수 불능으로 판단하고 대손상각비로 손실(비용) 처리했습니다.
 
모기업 지원의 후폭풍은 세금 폭탄으로도 이어졌습니다. SPC의 지난해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은 288억원이었으나, 계상된 법인세 비용은 251억원에 달했습니다. 실질적인 세금 부담률을 나타내는 유효세율이 무려 87%로 치솟은 것입니다. 모기업에 떼인 돈(대손상각비) 등이 세법상 비용(손금)으로 온전히 인정받지 못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여기에 용처가 불명확한 28억5000만원의 선급금도 묶여서 자금 흐름의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결과적으로 1900억원어치 땅을 판 SPC의 손에 남은 당기순이익은 37억원에 불과했습니다. SPC를 감사한 회계법인은 "모기업 회생절차 진행에 따른 단기대여금 회수 가능성에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유의적인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수도권 진출을 노렸던 지방 중견 그룹의 대형 프로젝트는 모기업과 SPC의 동반 부실이라는 씁쓸한 꼬리표를 남기게 됐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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