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대한변호사협회는 국회에서 논의 중인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과 관련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 허용 범위를 합리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치적인 사건이 아닌 '민생사건'으로 범위를 한정해 보완수사권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김정욱 대한변호사협회장이 지난 3월11일 서울 서초구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열린 수사기관 역량강화를 위한 공청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변협은 10일 성명을 내고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을 설계함에 있어 '국민의 피해 방지'와 '실체적 진실 발견'이 단 하나의 절대적 기준이 되어야 한다"며 "어느 기관이든 일방적인 권한을 독점하면 결국 부패하기 마련"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변협은 최근 초동수사 부실, 수사기밀 유출, 증거인멸 정황 등이 문제 된 사건들이 잇따르면서 수사기관에 대한 견제 필요성이 커졌다고 짚었습니다. 변협은 우선 경찰이 송치한 범죄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죄'에 한해서만이라도 보완수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했습니다. 최근 검찰이 '장윤기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로 경찰이 적용한 단순 살인 등 혐의에서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한 것처럼 경찰이 수사한 범죄사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검찰의 보완수사를 인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특히 변협은 '장윤기 사건'에 대해 "검찰의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판단 누락과 증거 인멸이 묻힐 뻔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제한적인 보완수사권 마저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건 암장 차단을 위해 '전건 송치' 도입 여부도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것도 함께 제안했습니다.
또 변협은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수사에 대해서도 법률전문가의 지휘감독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봤습니다. 식품·환경·노동 등 전문 행정 분야를 다루는 특사경 상당수가 강제수사 실무나 형사소송법 지식이 충분치 않을 수밖에 없는 만큼, 법리 검토가 빠지면 수사 질이 떨어질 위험이 크다는 겁니다.
범죄피해자 보호 장치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범죄에만 적용되던 피해자의 의견진술권, 증거 관계 서류·증거물 열람등사권, 이의제기권 등을 수사 단계부터 폭넓게 보장하고, 대상 범죄 범위도 넓혀야 한다는 겁니다.
변호인의 조력권 강화 방안도 담겼습니다. 피의자신문과 참고인 조사, 전자정보 압수수색 같은 주요 수사 단계에서 변호인 참여를 원칙으로 의무화해야 한다는 겁니다. 여기에 변호사법에 새로 담긴 '변호사비밀유지권(ACP)'을 형사소송법에도 구체적으로 못박아 압수물·증언 거부권을 명문화하고, 수사기관 처분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준항고 절차도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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