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환 뉴딜)②어떻게 할 것인가
국회 산자위 소속 김종민 의원 특별기고
3대 미래 투자, 새로운 돈, 새로운 국가
2026-07-24 06:00:00 2026-07-24 06:00:00
몇년 전 기본소득 논쟁은 인공지능(AI) 대전환 시대 미래전략 논쟁이었다. 당시는 미래였지만 지금은 현실이 된 AI 대전환. 대한민국은 이 파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지난 4년 동안 국회 정무위와 산자위에서 이 문제를 고민해 왔던 김종민 의원이 7회에 걸친 연재 기고를 통해 대한민국 미래전략 '대전환 뉴딜'을 제안한다. 여러 쟁점에 대해 다양한 토론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편집자 주)
 
지난 글에서 성과급 6억과 1800 대 1을 '미래가 보내온 위험 신호'로 읽자고 했다. 사회적 대합의로 풀어야 할 미래 대응의 과제이다, 필요한 것은 '새로운 미래전략'이다, 그러니 '미래전략 공론장'을 열자고 제안했다. 그 공론을 위해 미래전략 설계도를 내놓는다. '대전환 뉴딜'이다. 정답이 아니라 관심과 토론을 위한 발제다.
 
강태영 NH농협은행장과 AI 전환 실행조직인 AX 프런티어들이 지난달 9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 대강당에서 열린 NH 에이전틱 AI BANK 비전 선포식에서 발대식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전환 뉴딜'은 무엇인가
 
100년 전 대공황이 시장경제를 흔들었을 때 미국은 뉴딜로 응답했다. '대공황 뉴딜'은 독점과 대공황의 수렁에서 시장경제를 살려낸 새로운 사회계약이었다. 지금 우리에게는 AI 대전환 시대, 승자독식 블랙홀에서 시장경제를 건져낼 신(新)사회계약이 필요하다. AI 대전환의 성패는 개별 산업정책이 아니라 사회계약의 재설계에 달려 있다.
 
대전환 시대 신사회계약으로 '대전환 뉴딜'을 제안한다. 대전환 뉴딜은 한마디로 미래 투자전략이다. 여기서 미래투자는 먼 훗날의 이야기, 원(遠)미래가 아니라 앞으로 5년, 10년 근(近)미래의 이야기다. 단일 정책 하나를 더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소득·자산·국가의 역할을 함께 바꾸는 패러다임 전환이다.
 
이 전환은 세 겹이다. '기술·산업 대전환'은 이미 시작됐다. 일자리·소득·자산을 바꾸는 '경제·사회 대전환', 그것을 설계하고 합의를 만들 '정치·행정 대전환'이 뒤따라야 한다. 문제는 셋이 함께 오는데 대응은 따로 가서는 안 된다. 셋을 하나의 전략으로 묶자는 것이 대전환 뉴딜이다.
 
핵심 개념은 분배가 아니라 '연결과 순환'이다. 분배는 소유의 언어다. 몫을 갈라 내 것과 네 것을 나누니 제로섬 소유권 다툼이 된다. 순환은 흐름의 언어다. 소유는 그대로 두고 공유하고 활용하고 연결한다. 돈은 돌 때 불어난다(레버리지 효과). 금고 속 100조는 그냥 100조지만, 돌면 일자리와 소득과 소비가 되어 몇 배로 불어난다. 이 막대한 부를 소유권 다툼으로 끌고 가지 말자. 순환율을 높여 파이를 키우고, 그 파이를 최대한 함께 나누자. 고인 부(富)를 사람과 사람, 기술과 민생, 세대와 세대 사이로 다시 흐르게 하자는 뜻이다. 그래서 다섯 기둥은 모두 순환의 설계다. 기술과 산업의 순환, 일자리와 소득의 순환, 자산과 돈의 순환, 국가와 민주주의의 순환.
 
답하려는 질문은 다섯이다. 첫째, 계속 벌 수 있는가. 둘째, 일자리가 줄면 무엇을 하는가. 셋째, 근로소득이 흔들리면 무엇으로 사는가. 넷째,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는가. 다섯째, 국가를 믿을 수 있는가. 대전환 뉴딜은 이 다섯 질문에 하나씩 답하는 다섯 개의 기둥으로 세워진다.
 
세 가지 미래 투자―전략투자, 일자리투자, 국민자산투자
 
세 가지 미래 투자는 '초격차 기술'과 '초격차 민생'의 투 트랙에 함께 대응해 기업과 민생 모두를 살리자는 전략이다.
 
과거의 기업은 '임금'으로 부를 사회에 순환시켰다. 그 통로가 좁아진 시대에 부를 독점만 한다면 시장경제의 근간과 기업의 정당성이 흔들린다. 새 순환의 통로는 기업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것이 세 가지 미래 투자다.
 
첫째, 전략 투자다. "계속 벌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이다. '반도체 기업 둘'이라는 외다리에 나라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 AI 전환(AX), 에너지 전환(GX), 그리고 사람의 전환(HX). 이 세 갈래에 국가가 앞장서 함께 베팅하자. 기존 논의는 AX와 GX에 머물렀다. HX(Human Transformation)가 대전환 뉴딜의 차별점이다. 국가가 위험을 함께 졌다면 열매도 국민에게 돌아와야 한다는 원칙, 성공이 다음 투자로 되돌아오는 '산업의 순환'이다. (3회에서 다룬다)
 
둘째, 일자리 투자다. "일자리가 줄면 무엇을 하는가"에 대한 답이다. 지킬 수 없는 일자리가 있다면 '일'을 다시 정의해야 한다. 청년에게 3~5년의 숙련 기회를 보장하고, 돌봄·교육·데이터처럼 시장이 값을 쳐주지 않는 필수 활동에 보상하는 '활동소득'의 길을 열자. 부가가치 있는 활동으로 흐르고, 그것이 소득으로, 소비로 다시 연결되는 '소득의 순환'이다. (4회에서 다룬다)
 
셋째, 국민 자산 투자다. "근로소득이 흔들리면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답이다. 자산 가진 사람만 부자가 되는 구조를 방치할 수 없다. 국민자산제로 소수의 자산소득을 모두의 것으로 넓히는 것, 과거의 농지개혁에 준하는 자산 개혁이자 '자산의 순환'이다. (5회에서 다룬다)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주재 제11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참석자들이 배 부총리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래투자기금, 스마트 민주주의
 
네 번째 질문, 재원이다. 경제성장 초기 SOC 투자보다 큰 재원이 필요한데 세금만으로는 부족하고, 일자리가 줄어 세원도 얇아진다. 데이터세·로봇세·탄소세 논의가 있었지만, 세금이라는 강제 수단만으로 그 규모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서 발상을 바꾸자. 빼앗는 세금이 아니라, 고인 부를 사회의 미래로 흐르게 하는 '출자'의 길을 새로 내자. 빅데이터로 거대 수익을 낸 기업, 수혜 산업, 초고액 자산가, 국가까지 참여해 자본을 대고 지분과 권리를 받는 '미래투자기금'을 만들자. 세금이 한 번 걷으면 끝인 일방통행이라면, 출자는 위험과 열매를 나누고 언젠가 돌려받을 수도 있는 '재원의 순환'이다. 입법을 넘어선 새로운 사회계약이다. (6회에서 다룬다)
 
다섯 번째 질문, 국가와 리더십이다. 오픈AI나 구글이 한 나라 예산 규모의 투자를 하는 시대다. 시장 실패를 사후 보완하는 '최소국가'로도, 상처를 치유하는 '복지국가'로도 이 전환을 감당할 수 없다. 국가는 미래전략을 책임지고 함께 투자하는 '전략 국가, 스마트 국가'로 진화해야 한다. 무작정 키우자는 게 아니라 똑똑하게 만들자는 것이다. 이 설계는 한 정권의 5년을 넘는다. 대통령·국회·지방정부를 아우르는 초당적 거버넌스와 '미래투자 특별법'으로 제도화하자. 빠른 결정, 좋은 결정, 승복 가능한 결정을 만드는 스마트 국가는 '스마트 민주주의' 위에 서야 한다. 참여가 합의로, 합의가 결정으로, 결정이 신뢰로 돌아오는 '민주주의의 순환'이다. (7회에서 다룬다)
 
가능하겠는가. 지금이야말로 가능한 때다. 반도체의 결실, 피지컬 AI의 고지, 다수 여당과 집권 초기 리더십, 준비된 국민 ― 기회의 창이 열려 있다. 앞으로 3~5년이 골든타임이다. 대전환 뉴딜이 정답은 아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안이 있어야 논쟁이 시작되고, 그래야 사회적 지혜가 모인다. 따지고 보면 다섯 기둥 하나하나가 사회적 합의의 목록이다. 무엇에 투자할지, 누가 내고 무엇을 받을지, 국가에 어디까지 맡길지 ― 전부 우리가 함께 정해야 할 일들이다.
 
허장 재정경제부 차관이 23일 서울 광진구 신용보증기금 Nest Court에서 열린 '공공기관 AI 혁신 워크숍 및 청년 AI 서포터즈 발대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뉴시스 사진)
 
당장 해야 할 일, '청년의 결정적 5년'
 
대전환 뉴딜은 최소한 2035년까지 10년 프로젝트다. 그러나 기다릴 수 없는 일이 있다. 청년의 시간이다.
 
AI 대전환의 최전선에 청년들이 서 있다. 지난 글에서 본 대로 사라진 청년 일자리의 98.6%가 AI 고노출 업종이었고(한국은행), 미국에서도 AI 고노출 직종의 22~25세 고용만 13% 줄었다(스탠퍼드대). 한국과 미국 모두 '청년부터 밀려나는' 흐름이다. 이 위기는 AI 하나 때문이 아니다. 디지털화·자동화로 일자리가 바뀌는 동안 교육은 현장이 원하는 인재를 못 길렀고, 그 미스매치 위에 AI 충격이 겹쳤다. 그래서 더 심각해진다. 20대의 3~5년은 첫 직장, 첫 실패, 첫 숙련의 시간이고, 이 시간이 비면 이후 인생이 흔들린다. 구직이 1년 늦으면 평생 실질임금이 6.7% 준다(한국은행). 10년 뒤 사회가 나아져도 잃어버린 5년은 돌아오지 않는다.
 
첫 선도 프로젝트는 청년이어야 한다. '청년의 결정적 5년 프로젝트'(가칭)다. 기술 투자가 반도체라면 사람 투자는 청년이고, 가장 확실한 순환 투자다. 청년에게 흘러간 돈은 숙련이 되어 산업과 세수, 다음 세대의 기회로 되돌아온다. 정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추가 세수를 전략적인 미래투자 재원으로 쓰자"고 제안했다. 대환영이다.
 
어떻게 지킬 것인가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미래 투자의 출발을 우선 '청년의 결정적 5년'에 집중하자.
 
지금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평생직장이 아니라 숙련의 시간이다. 숙련된 사람은 AI와 함께 일하지만, 그 기회조차 없는 청년은 AI에 밀려난다. 독일 아우스빌둥이 현장의 일과 이론 교육을 병행하듯, 주요 기업의 미래 주요 분야에서 일하면서 그 분야의 이론과 AI 활용 교육을 함께 받는 3~5년 숙련 과정을 만들자. 실습 과정보다는 장기 인턴십 혹은 5년 계약직에 가깝다. 이 과정은 AI와 사람의 협력을 훈련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5년 뒤에는 그 기업에 남거나, 경력직으로 옮기거나, 창업하게 된다. 독일 조사(IAB)를 보면 아우스빌둥 수료자 대부분이 해당 기업에 곧바로 채용되고, 몇 년 뒤에는 상당수가 같은 업종의 다른 기업에서 숙련 경력직으로 일한다. 가만히 두면 6개월짜리 인턴 100개에 그칠 일자리를, 사회가 지원해 3~5년짜리 숙련 일자리 500개로 바꾸자는 것이다. 기업이 가장 목마른 인재가 AI를 활용할 줄 아는 숙련 경력직이다. 이 숙련 과정을 여는 기업은 세제 혜택과 직접 지원으로 국가가 뒷받침하자. 이것이 곧 '사람의 전환(HX)'이다.
 
둘째, 재원이다. 추가 세수만으로는 불안정하다. 세수에 더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처럼 거대 수익을 낸 기업 등의 출자를 모아 '미래투자기금'을 조성하자.
 
셋째, 올해 안에 '청년미래투자 특별법'(가칭) 논의를 시작하자. 고용의 양만이 아니라 질, AI 활용 인재의 양성 체계까지 담자. 누가 얼마를 내고 무엇을 얻는가는 사회적 합의로 정하면 된다. 작게 시작해 성과로 검증하며 넓혀가면 된다.
 
김종민 무소속 의원이 지난 21일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 AI Korea대전’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종민 의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
 
이 판을 바꾸는 힘은, 정치가 아니라 당신에게 있다
 
분명히 해둘 것이 있다. 정치가 핵심이지만 정치권에만 맡겨서는 풀리지 않는다. 권력은 이미 여의도의 것이 아니다. 정치는 대중 권력의 시대로 넘어왔고, 에너지가 모이는 곳으로 움직일 뿐이다.
 
그래서 특히 2030이다. 이 대전환의 청구서를 가장 먼저 받아 든, 남은 삶이 가장 길게 걸린 세대다. 2030이 먼저 묻고, 주장하고, 목소리를 모아야 한다. '청년의 결정적 5년'을 지키라고, 미래전략을 내놓으라고 정치를 향해 요구해야 한다. 이 대중적 에너지의 결집만이 이 프로젝트를 현실로 만든다. 사회적 합의는 회의실이 아니라 광장과 댓글창과 투표소에서, 시민의 논의와 목소리와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당신이 이 문제를 말하기 시작하는 것이 이미 사회적 합의의 시작이다. 고인 물은 썩고, 흐르는 물은 생명을 키운다. 부도, 권력도, 민주주의도 그렇다.
 
성과급 6억과 1800 대 1. 두 장면을 연결시키자는 대전환 뉴딜. 그 첫걸음을 다음 세 문장으로 요약한다.
 
- 청년의 결정적 5년을 지키자.
- 미래투자기금을 만들자.
- 대전환 뉴딜을 정치의 의제로 올리자.
 
미래를 두고 논쟁하고, 미래에 투자하자. 관객석이 아니라 운동장으로 뛰어들자. 우물은 목마른 사람이 판다. AI 시대의 미래가 불안한가. 그러면 이 판의 주인공은 당신이다.
 
다음 글은 첫 번째 질문이다. 대한민국은, 계속 벌 수 있는가.
 
대전환 뉴딜 연재 순서
 
1. 기업의 성공은 국민의 성공으로 이어지는가
- 왜 대전환 뉴딜인가, 승자독식 블랙홀, 3겹의 대전환, 초격차 민생, 정치의 일
 
2. 대전환 뉴딜, 어떻게 할 것인가
- 미래전략, 연결과 순환, 3대 미래투자, 새로운 돈, 새로운 국가
 
3. 대한민국은 계속 벌 수 있는가
- 전략투자, AX, GX, HX
 
4. 일자리가 사라지면, 우리는 무엇을 하는가
- 일자리 대전환, 지능산업 일자리, 숙련의 시간, 활동소득
 
5. 근로소득이 흔들리면, 무엇으로 사는가
- 국민자산제, 자산소득 대중화, 농지개혁과 자산개혁
 
6. 세금으로 감당할 수 있는가
- 미래투자기금, 세금이 아닌 출자, 새로운 사회계약
 
7. 국가의 일, 시민의 일
- 전략국가, 스마트 국가, 스마트 민주주의
 
김종민 무소속 의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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