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역설…세제개편안 '누더기' 수순
예산 정국 '대규모 칼질' 불가피…"모든 책임 대통령에게"
2026-08-06 17:47:07 2026-08-06 17:55:01
[뉴스토마토 한동인·강주영·윤금주 기자] 이재명정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이 발표 사흘 만에 누더기가 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사실상의 '민생 증세'라는 야당의 비판을 넘어 여당에서조차 세제개편안 플랜B 움직임이 한층 빨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규제 역설에 걸린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예산 정국을 거치면서 되레 '후퇴'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른바 '누더기 세제개편안'입니다. 
  
6일 서울 반포의 한 부동산업체에 게시된 세제개편안 관련 요약문. (사진=뉴시스)
 
부동산 역풍에…여당조차 "비거주 1주택 세제 문제"
 
6일 정치권에서는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한 비판의 움직임이 거셌습니다. 이날 오전 민주당 서울 지역 의원들은 부동산 세제개편안에 대한 후속 점검을 위해 오전 일찍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야권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를 열고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한 비토를 쏟아냈습니다.
 
여당 서울시 의원들은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해 직접 비판하는 입장을 내지는 않았지만 부동산 대책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냈습니다. 이들은 "세제가 시장과 전월세, 시민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고 대책이 필요할지를 면밀히 모니터링하자고 결의했다"면서 비거주 1주택 관련 세제에 문제점이 많다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공급과 관련해서는 오는 7일 대통령의 2차 부동산 공급 점검 회의 이후로 판단을 유보했습니다. 
 
오 시장이 주재한 토론회에서는 세제개편안에 따른 세 부담이 전월세 시장을 덮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정부가 초고가 주택과 다주택자를 겨냥한 세제개편안이라고 설명했지만, 해당 충격은 실수요자에게 돌아간다는 겁니다. 
 
부동산 세제개편안의 후폭풍이 거세지자 정부는 '추가 공급'에 방점을 찍고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입장입니다. 이 대통령의 부동산 점검 회의 이후 내주 안에 추가 공급 대책을 발표할 예정인데요. 이형일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이날 청와대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이번 세제 개편의 목표는 거주 중심의 주택 시장 정착과 과세 형평 제고를 통해 지속 가능한 부동산 세제를 마련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미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추가 공급 대책이 더해지면 추가로 세제 지원 방안이 마련될 수밖에 없는 데다, 여야의 공통된 문제 인식에 따라 부동산 세제 관련 수정이 불가피한 실정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주가누르기방지법도 도마 위…경질론엔 '침묵'
 
이뿐만이 아닙니다. 주식시장 관련 세제개편안 역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주가 누르기 방지법(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습니다.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 속 '주가 누르기 방지'가 실망스럽다며 보완책을 낸 건데요.  
 
이 의원은 "정부가 이미 금지되거나 엄격하게 제한된 행위를 주가 누르기 기업 추정 요건으로 두고 있다"면서 "기업의 실제 가치보다 업종 내 PBR(주가순자산비율) 순위와 과거 주가에 의존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정부가 오히려 주가 누르기 유인을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회피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겁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도 여야 모두의 질타를 받습니다. 정부는 '생산적금융 ISA'를 신설하면서 국내 투자를 유도하는 방식의 세제개편안을 마련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생산적금융 ISA의 효과를 부각시키기 위해 기존 ISA의 혜택은 줄였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언주 민주당 의원은 "연간 납입 한도 이월을 못 하게 해서 자금 운용의 유연성을 박탈하고 계약기간도 5년으로 제한해 기존 무제한 연장이 가능하던 걸 없애버렸고, 기존 ISA 가입자에게도 소급해서 혜택을 축소했다"면서 "ISA 제도의 근본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부동산과 자본시장 관련 세제개편안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남에 따라 국회 논의 과정에서 대규모 손질이 예고되는데요. 이에 세제개편안을 책임진 경제라인 전반에 대한 책임론과 함께 경질 요구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참모진이 대통령 해바라기만 하다 발생한 일"이라며 "근본적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이날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세제개편안과 관련한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성기홍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지금은 책임론보다 시장을 면밀히 살피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경질론을 일축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강주영 기자 juyo9642@etomato.com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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