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2년차 '개헌 승부수'…여도 야도 '발칵'
이 대통령 "개헌 위한 임기 단축도 수용 가능"
개헌 통과 '첩첩산중'…"국면전환용"비판도
2026-08-17 17:28:46 2026-08-17 17:40:50
[뉴스토마토 한동인·이효진 기자] 집권 2년 차인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 단축'까지 염두에 둔 개헌론을 꺼내 들었습니다. 바닥을 찍고 있는 국정 지지율과 빈번해진 '데드크로스'에 던져진 승부수인데요.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개헌론을 대통령이 직접 던지면서 여당도 야당도 예상치 못한 개헌 정국에 셈법이 복잡해졌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힘 뒤흔든 '개헌'…"동참" 대 "독재 연장"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던진 개헌론의 파장이 가장 크게 미친 곳은 국민의힘 등 야권입니다. 당초 조정식 국회의장이 던진 '연임 개헌'에 '독재를 위한 노림수'라고 대응하던 국민의힘의 단일대오가 흐트러지면서입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X(엑스·옛 트위터)에 "개헌을 위해 대통령 임기 단축이 필요하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 2022년 대선 당시 저의 공식 입장이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과 이른바 '개헌 골프' 회동에 참석했던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이날 <뉴스토마토>에 "국민의힘을 흔들고 (대통령) 지지율 하락 상황에서 국면전환을 위한 시선 돌리기의 일환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통화에서 "개헌 논의는 대통령의 연임 포기 선언이 전제돼야 가능하다"며 "지금의 개헌론은 국민의힘 내부 분열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개헌에 긍정적 입장을 보였던 김용태 의원도 통화에서 "개헌을 꺼낸 배경에는 대통령이 재판을 피하려는 배경이 있다"며 "재판에 대한 공소취소가 없다는 선언이 있어야 진정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초 이 대통령과 골프 회동을 가지며 개헌 관련 대화를 나눈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6일 "이 대통령께서 연임 불추진을 명확히 밝히면 야당도 개헌 논의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의원은 전날에도 이 대통령의 연임 불추진 선언 이후 '분권형 개헌→여야 합의→임기 단축'이라는 로드맵까지 제시했습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향후 개헌 논의는 이재명 대통령과는 무관한 개헌 논의여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4일 "연임은 절대 없다. 공소취소도 절대 없다. 임기 중 대통령의 책무를 다하고 '임기 후 재판을 받겠다'고 하라"며 "대통령과 민주당이 이 약속만 한다면 야당도 개헌 논의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연임은 없다'라는 대통령의 입장 표명만 있다면 국민의힘 일각도 개헌 논의에 나설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국민의힘 대다수는 이 대통령의 '노림수'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5일 "대통령은 대한민국에 독재를 연장하겠다는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자기 한 목숨 살리려고 대한민국을 버리겠다는 이재명의 연임 개헌만은 막아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발 개헌 논의는 깔때기처럼 결국 이재명 사법 리스크 해소용일 수밖에 없다"며 "조건부라도 늪 속으로 들어가면 안 된다. 이재명 민주당 정권의 실정을 가려주고 대한민국을 늪에 빠지게 하는 것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적었습니다. 
 
개헌안이 국회 문턱을 넘기 위해 필요한 건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입니다. 이날 기준 국회의원은 299명으로 총 200명 이상이 개헌안에 동의해야 합니다. 구속 상태로 표결이 불가능한 강선우 무소속 의원을 제외하면 범여권에서 185명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개혁신당도 찬성 입장을 굳힐 경우 국민의힘에서 최소 12명의 이탈표가 나와야 개헌안 통과가 가능할 전망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여권도 당혹…'내각제 개헌' 의심도
 
민주당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8·17 전당대회 막바지에 던져진 블랙홀이기 때문인데요. 민주당은 개헌 논의가 자칫 당권 경쟁과 맞물릴 수 있다는 우려에 공식 반응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특히 우원식 전 국회의장과 박지원 의원 등 당내 개헌론자들이자 원로들 역시 대통령이 던진 개헌론에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일단은 전당대회 이후 논의로 미뤄둔 셈입니다. 
 
여기에 민주당 핵심 지지층 내부에서도 이원집정제와 내각제 등으로의 개헌에 대한 우려가 있어, 자칫 지지층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이 대통령이 직접 '연임은 없다'라고 밝혀야 여당에서도, 야당에서도 혼란이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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