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웹툰엔터, 게임 흥행하면 더 사야 한다…1420억 인수의 셈법
알아이게임즈홀딩스 지분 60% 1억달러에 인수
성과 따라 잔여 40% 추가 인수…가격 부담 커질 수도
적자·손상차손 확대 속 투자 늘어…현금 유출도 부담
2026-08-20 06:40:00 2026-08-20 06:40:00
이 기사는 2026년 08월 18일 15:4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용현 기자] NAVER(035420)의 자회사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순손실 확대에도 1420억원을 들여 게임사 인수에 나서며 웹툰 IP 수익화 전략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외부 제작사에 IP를 제공하고 라이선스 수익을 받던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게임 개발과 흥행 성과를 가져가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번 거래는 지분 60%를 우선 인수한 후 성과에 따라 나머지 40%를 추가로 사들이는 구조여서 게임이 흥행할수록 추가 인수대금과 현금 부담도 커질 수 있다.
 

템빨 티저. (사진=넥슨 제공)
 
웹툰엔터, 자회사도 적자전환…실적 부진 속 게임 승부수
 
18일 업계에 따르면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최근 게임개발사 알아이게임즈홀딩스(RI Games Holdings) 지분 60%를 인수하는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자회사 네이버웹툰의 IP를 적극 활용해 직접 게임개발에 나서면서 신규 수입원 창출에 나서겠다는 포석이다.
 
다만 회사의 실적과 재무상태가 악화된 가운데 대규모 자금을 신규 사업에 투입하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지난 10일 잠정 집계해 발표한 2분기 매출은 3억 3850만달러(약 508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독자 결제액인 유료 콘텐츠 매출이 2억 6390만달러로 4% 줄었고, IP 비즈니스 매출도 2740만달러로 2.6% 감소했다.
 
또한 마케팅 투자 확대 등의 영향으로 순손실은 1460만달러로 집계되며 전년 동기(390만달러) 대비 2.7배 늘었다. 이러한 투자손실 확대에는 웹툰엔터테인먼트 산하 한국법인 네이버웹툰의 실적 악화도 맞물려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영업손실 336억 1000만원으로 2024년 영업이익 462억 7700만원에서 적자 전환했고, 문피아·작가컴퍼니·플레이리스트·세미콜론스튜디오·바이프로스트·Shine Partners 등 6개사 투자주식에서 606억 5800만원 규모의 투자손상차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188억 8700만원) 대비 3배 넘게 늘어난 규모로, 당기순손실은 1214억 8600만원에 달했다.
 
 
 
60% 먼저 샀지만…흥행할수록 커지는 추가 인수 부담
 
이런 상황에서 나온 게임사 인수는 지분 전체가 아닌 60%만 우선 인수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알아이게임즈홀딩스 지분 60%를 먼저 확보하고 나머지 40%는 곧바로 사들이지 않는다. 대신 알아이게임즈홀딩스가 향후 일정 성과 조건을 채우면, 매도 주주가 잔여 지분 40%를 웹툰엔터테인먼트에 추가로 넘길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이때 대금은 현금과 웹툰엔터테인먼트 보통주를 섞어 지급하는 방식이다. 사실상 매도 주주에게 '성과를 내면 행사할 수 있는 풋옵션'을 쥐여준 셈이다.
 
문제는 이 승부수가 '공짜'가 아니라는 데 있다. 게임개발사에 들어간 초기 인수금으로 알려진 1420억원은 게임사를 사들이는 입장료일 뿐 실제 게임을 만들고 흥행시키는 데는 별도의 비용과 리스크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실제 성과 조건이 충족되는 시점은 다름 아닌 게임이 흥행해 알아이게임즈홀딩스의 기업가치가 오른 시점과 맞물린다. 결국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잔여 지분을 '더 비싸진 가격'으로 사와야 하고, 그만큼 추가로 지급해야 할 현금과 지분 희석 부담도 커지는 구조다.
 

관건은 향후에 빠져나갈 현금이다. 2분기 기준 웹툰엔터테인먼트의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억8310만달러(약 8760억원)로 당장의 자금 동원력 자체는 부족하지 않다는 평가다.

 

다만 흐름을 짚어보면 마냥 여유롭다고 보기는 어렵다. 직전 분기(3월 말) 5억 9490만달러였던 현금성자산은 한 분기 만에 1180만달러로 줄었으며, 여기에 알아이게임즈홀딩스 초기 지분 인수 대금(약 1420억원)과 네이버와 공동 조성한 1억달러 규모 IP 펀드 출자가 본격 집행되면 현금 유출 속도는 지금보다 한층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곳간은 아직 넉넉하지만 성과에 연동된 잔여 지분 인수 부담과 대형 투자·출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대기하고 있는 만큼 현금 소진 속도 자체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는 셈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 교수는 이번 인수 구조에 대해 "일부 지분을 먼저 사들인 뒤 나머지 지분을 향후 성과에 따라 추가로 들이는 방식은 인수기업의 초기 위험을 낮추면서 피인수 기업의 경영진에게 성과를 유도하는 전형적인 단계적 인수 구조"라면서도 "성과 조건을 달성하면 기업가치가 높아진 상태에서 잔여 지분을 인수해야 하는 만큼, 추가로 상당한 금액을 지급해야 하는 부담이 뒤따른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60%만 인수했다는 사실보다, 계약 당시 성과 기준과 잔여 40%에 대한 추가 인수 가격을 어떻게 설정했는지가 향후 훨씬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IP 유명세만으론 게임 흥행 보장 어려워
 
IP의 인지도가 곧 게임 흥행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네이버웹툰 IP와 연계해 출시되는 첫 게임화 작품은 '템빨' 원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로 서비스(퍼블리싱)는 넥슨이 맡아 연내 출시된다. 이후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전지적 독자 시점', '투신전생기' 등도 순차적으로 게임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게임 개발은 IP만 가지고 되는 사업이 아니라 개발력, 운영 능력, 이용자 확보 능력이 별도로 필요한 산업이라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실제로 네이버 계열의 콘텐츠 관련 과거 인수 사례에서도 시장환경 변화에 따라 영업권 손상이 발생한 사례가 있는 만큼, IP 확보 자체를 성장의 보증수표로 봐서는 안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살펴본 지분법 투자손실 급증과 영업권 손상이 바로 이 우려를 뒷받침하는 전례로 꼽힌다.
 
실제 대표적 MMORPG 흥행작인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조차 권혁빈 이사회 의장이 7년간 1000억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됐다고 밝힌 바 있을 만큼 장르 특성상 장기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다만 시장에서는 주요 자회사가 부진한 상황에서 신규 사업까지 동시에 키우려면 투자 규모를 단계적으로 관리하고 성과가 확인될 때 추가 투자하는 방식이 고려돼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웹툰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본사와 관련된 내용은 현재 공시된 내용과 주주 서한 이외에는 확인해줄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템빨의 경우 개발은 알아이게임즈홀딩스 산하 그레이게임즈가 맡고, 서비스는 넥슨이 담당하는 구조"라며 "향후 게임화가 예정된 '전지적 독자 시점', '투신전생기' 등의 구체적 계획은 출시가 임박해야 구체적인 운영 방식이 공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용현 기자 hiyori08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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