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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막판 공천 ‘휘청’..친박 무검증 시대
2012-03-16 09:10:31 2012-03-16 09:18:58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잘 나가던 새누리당 공천이 친박계 인사들의 부도덕 전력에 발목이 잡혔다. 쇄신공천 빛이 바랬다는 자조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15일 경북 고령·성주·칠곡에 공천된 석호익 전 KT 부회장의 경우 성희롱 논란의 당사자다. 그는 지난 2007년 5월 서울 한 호텔에서 있었던 공개 강연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더 진화했다”며 “여성은 00 하나가 더 있질 않느냐”고 말했다. 사석이 아닌 공개된 자리에서 여성의 특정 신체부위를 원색적으로 사용한 것이다.
 
같은 날 서울 구로을에 공천된 강요식 후보는 대표적 철새로 꼽힌다. 민주당 정대철 고문 보좌관, 김한길 전 의원 비서관을 지낸데다 2006년 지방선거에선 열린우리당 구로구청장 예비후보로 뛰기도 했다.(15일 본지 단독보도 참조)
 
그는 기자에게 “당적 바꾼다고 문제가 되느냐. 그게 공천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따져 물었지만 당내에선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외곽조직인 서울희망포럼 SNS 소통위원장 타이틀이 공천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각에선 홍준표 대표 시절 홍 전 대표에게 접근하기 위해 관계자들에게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다는 증언도 제기됐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석 후보의 성희롱 발언에 대해 “알기는 알았다”며 “걱정을 했지만 후보가 마땅치 않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틀림없이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은 맞는데 본인이 잘못을 인정했다”며 “강용석 의원 발언보다는 수위가 좀 낮지 않느냐는 판단도 했다”고 해명했다.
 
강 후보의 철새 전력에 대해 공천위 관계자는 “해당 사실을 잘 몰랐다”며 “확인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해 부실검증 논란에 직면하게 됐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기본 신상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면 스크린(검증)의 문제가 있는 것이고, 알고도 공천했다면 그야말로 친박 공천”이라고 지적했다.
 
뿐만이 아니다. 앞서 경북 경주에 전략 공천된 손동진 전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은 지난 설 명절을 전후해 지역 언론인들에게 금품을 살포한 혐의로 경찰 수사 중에 있다. 또 충남 부여·청양에 공천된 김근태 후보는 지난해 유권자들에게 공짜 음식을 제공한 혐의로 최근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경기 안성의 김학용 의원 역시 올초 지역 인사들에게 선물 세트를 돌린 사실이 적발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특히 경기 의정부을에 공천된 홍문종 전 의원은 지난 2006년 7월 지도부의 골프 자제령에도 불구하고 강원도 수해지역에서 골프를 쳤다 파문이 일자 당으로부터 제명 처리된 인사다. 홍 전 의원과 함께 복당 논란의 중심에 섰던 현경대 전 의원 역시 탈당과 무소속 출마 전력에도 불구하고 공천장(제주갑)을 손에 거머쥐었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친박계 핵심인사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학살이라는 친이계 낙천자들의 반발에 제대로 대응 못할 논리 부재인 셈이다. 돌려막기 비판에 친박계 무검증 논란까지, 갈 길 바쁜 새누리당이 공천 막바지에 이르러 휘청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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