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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디지털방송시대’..커져가는 정보격차
2013-01-04 10:00:56 2013-01-04 10:02:52
지난해 말로 지상파 아날로그 TV 방송이 종료됐다.
 
올해부터는 지상파 방송 이용자들은 고화질의 디지털 방송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디지털 방송의 편리한 점은 한둘이 아니다. 이용자는 양방향 서비스를 통해 훨씬 다양한 정보와 데이터를 TV를 통해 얻을 수 있게 된다. TV 방송을 통한 전자상거래도 훨씬 일상적이고 다양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TV가 더 이상 ‘바보상자’가 아닌 명실상부한 ‘스마트기기’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같은 수혜를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밝힌 디지털 전환율은 99.7%다. 즉 0.3%에 해당하는 5만가구는 디지털 방송 전환이 아직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은 결국 새해 벽두부터 TV 방송을 볼 수 없는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케이블 방송이 보편화되면서 지상파를 직접 시청하는 가구는 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가정이 이번 변환에 따른 영향을 크게 못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상파 직접 시청가구 중에는 케이블 방송에 가입할 여력도 되지 않는 빈곤층도 적지 않다. 유료 케이블 방송가입이나 디지털 TV 구입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그나마 여가를 보내는 수단이었던 지상파 방송 이용에서 마저 밀려난 것이다.
 
또한 아날로그 TV 사용자는 케이블 방송이나 디지털 컨버터를 이용하더라도 디지털방송의 혜택을 온전히 받을 수 없다. 제대로 된 디지털 방송은 오로지 값비싼 디지털 TV 사용자의 몫이다.
 
지난해 말, 전기 사용료를 내지 못해 촛불을 켜놓고 살아가던 조손가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할머니와 손자가 숨지는 비극이 벌어졌다. 이들은 혹한 속에서도 난방기구를 이용하지 못할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TV를 통해 세상의 모든 정보를 획득할 수 있게 된 디지털 사회지만 빈부 격차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국민들은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했던 간에 새 정부가 출범하면 지금보다는 살림살이가 나아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전세값이 안정되고 증시에서는 코스피 3000시대가 도래할까 하는 기대감도 스며 나온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경제적 소외계층은 부동산이나 증권시장에 신경쓸 여유도 없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이 옛말이 돼 가고 있다. 경제적 빈곤을 극복하고 계층 상승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바보상자마저 스마트해질 정도로 급변의 시대를 맞았지만 사회계층의 변화는 요원해지고 있다.
 
손정협 IT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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