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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 '기초공천 폐지' 총력전..與 '장외 프레임' 반격
2014-03-31 15:56:24 2014-03-31 16:00:49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연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게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촉구하고 있지만 정부 여당은 미동조차 없다. 
 
청와대가 안철수 공동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대해 무반응으로 사실상 무시 전략을 고수하고 있고, 새누리당은 한발 더 나아가 "난센스"라며 제의 자체를 일축했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은 제1야당으로서의 실력행사에 돌입하며 압박 전선을 강화했다. 31일 오전 소속 기초단체장들과 간담회를 열어 기초공천 폐지를 요구한 데 이어 오후에는 서울 여의도역으로 나가 '기초공천 폐지 범국민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당력을 집중했다.
 
ⓒNews1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 자리에서 "어제 회담에 대한 요청을 드렸고, 입장을 표명하시라는 요구도 했다"며 "아직까지 답이 없다.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께서 신뢰와 원칙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합당한 조치를 부탁드린다"고 조속한 응답을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초공천 폐지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의원총회도 여는 등 원내외 병행투쟁에 돌입했다.
 
새누리당도 반격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창당 4일 만에 결국 거리로 뛰쳐나갔다"며 "전신 민주당의 장외투쟁 습성이 또 다시 도진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반격했다. 장외투쟁 프레임에 가둬 국민적 반감을 자극하겠다는 의도다.
 
함진규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국회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생길 때마다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며 답변과 사과를 요구하는 야권의 '떼쓰기'가 여의도 정치 실종을 불러일으키고 국민들의 피로감을 심화시킨다"고 주장했다.
 
함 대변인은 그러면서 "부디 이번 논의 제안과 장외 행보가 당내 분란을 가리기 위한 어설픈 꼼수가 아니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여야가 기초공천 문제를 놓고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양측의 속내도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이 공천을 유지하는 가운데 자당만 무공천을 단행할 경우 6.4 지방선거 기초단체장·기초의원에서 패배가 유력한 상황이다. 동시에 최대 격전지대인 광역단체장 선거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당내 이견이 분출되면서, 자칫 계파 갈등으로 번질 경우 통합 컨벤션 효과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딜레마에 처했다. 이런 와중에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원혜영 의원은 '기초선거 보이콧'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밝혀 파장이 일 전망이다.  
 
새누리당 또한 무작정 승전보만을 기대하긴 어렵다. 기초공천 폐지가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만큼 연이은 공약 파기는 원칙과 신뢰의 이미지에 직접적 위해로 다가올 수 있다. 현재로서는 여야를 함께 구 정치로 묶어 국민적 불신을 나눠 가진 채 진영 논리로 접근할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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