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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낯의 소길댁이 화려한 걸그룹보다 예쁜 이유
2014-06-28 14:43:06 2014-06-28 14:47:11
◇가수 이효리의 블로그가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진=이효리 블로그)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톱스타는 톱스타다. 패션, 외모, 노래 등으로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가수 이효리가 이제 자신의 블로그로도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중들은 이효리의 블로그에 왜 이렇게 열광하는 걸까. 그 이유를 살펴봤다.
 
◇이효리가 자신이 차린 밥상을 블로그를 통해 공개했다. (사진=이효리 블로그)
 
◇꾸밈 없는 '진짜 이효리'를 보여주다
 
이효리가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지난달 27일이었다. 지난해 제주시 애월읍 소길리에 가수 이상순과 신혼 살림을 차린 ‘소길댁’ 이효리는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이효리가 올리는 글의 주제는 그야말로 소소하다. 주부로서 매일 차리는 밥상, 주변 풍경, 개털을 깍는 일 등이다. 블로그를 통해 공개되는 사진 속 이효리는 '톱스타 이효리'가 아니라 '소길댁 이효리'다. 앞치마를 두른 채 민낯으로 요리를 하고, 비빔밥을 비벼먹는다.
 
이효리 외에도 인터넷을 통해 팬들과 소통을 하는 스타들은 적지 않다. 요즘 한창 인기를 얻고 있는 걸그룹들도 SNS를 통해 자신들의 일상을 전하곤 한다. 하지만 그들의 SNS를 통해 공개되는 사진엔 한없이 예쁜 모습의 걸그룹들 뿐이다. '일상'이라곤 하지만 철저히 꾸며진 일상이라는 인상을 준다. 
 
그런 점에서 이효리의 블로그는 특별하다. 이효리는 저녁 메뉴에 대한 고민이나 면 생리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평범한 여자로서의 고민과 생각을 블로그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톱스타의 꾸미지 않은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대중들은 이효리의 블로그에 열광하고 있다.
 
◇직접 요리를 하고 있는 모습을 공개한 이효리. (사진=이효리 블로그)
 
◇리얼리티 프로그램 뛰어넘는 홍보 효과..직접 방문하는 관광객들도
 
매체가 발달함에 따라 연예인들의 홍보 방식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들어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 연예인의 이름을 앞세운 다양한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이 각종 방송 채널을 통해 전파를 타고 있다. 연예인들을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무대밖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이를 통해 대중들과의 거리감을 좁힐 수 있다.
 
그런데 이효리의 블로그엔 불과 한 달만에 약 445만명이 방문했다. 그리고 이효리가 블로그를 통해 공유하는 일거수일투족은 기사로 재생산되고 있다. 이효리의 블로그 자체가 메체로서의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 이효리의 블로그가 워낙 큰 관심을 받고 있다보니 웬만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보다 더 큰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게다가 이효리의 블로그를 통해 공개되는 이효리의 모습은 리얼리티 프로그램 속 연예인의 모습보다 더 자연스럽고, 소탈하다.
 
이효리의 블로그가 인기를 얻으면서 제주 관광객들이 관광 코스의 하나로 이효리의 집을 찾아가는 경우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효리는 28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친애하는 제주 관광객 여러분들, 죄송하지만 저희 집은 관광 코스가 아닙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에도 수 십 차례 울리는 초인종과 경보음으로 저희 가족 모두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궁금한 점 많으시더라도 양해 부탁 드립니다"라고 전했다.
 
◇블로그를 통해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고 있는 이효리. (사진=이효리 블로그)
 
◇이효리만의 삶의 방식 공유..방문자들 공감 이끌어내
 
이효리는 지난 1998년 걸그룹 핑클의 멤버로 데뷔한 이후 솔로 가수로 변신해 높은 인기를 누렸다. 그러면서 국내를 대표하는 '섹시 퀸'으로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효리의 행보는 여느 '섹시 퀸'과는 좀 달랐다. 이효리는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유기견 보호에 압장서기도 했다. 남편과의 결혼 후 제주에 신혼 살림을 차려 자연과 가까이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 역시 남들과는 다른 삶의 방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효리는 복잡한 도시의 고층 주상복합아파트를 선택하지 않았다.
 
대중들은 이효리가 블로그에 올린 글들을 통해 삶에 대한 이효리만의 솔직한 생각을 접할 수 있다. 이효리는 현대인이라면 한 번쯤은 곱씹어볼 만한 주제에 대해 언급하면서 블로그 방문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효리는 남편과 자전거 데이트를 하는 모습을 공개하면서 "오빠 우리 어디로 가는거야. 우리가 가고 싶은 곳으로. 길도 잘 모르고 엄청 멀텐데 괜찮을까? 힘들면 쉬엄쉬엄 가지 뭐. 둘이 가면 심심하진 않겠다. 오빠 달려"라고 했다.
 
또 반려견 순심이와 함께 있는 사진을 공개하면서 "순심아 무섭지 않아? 아니 깜깜해. 어디로 가고 싶어? 글쎄 조금 더 조용한 곳으로. 그런데 너무 쓸쓸하지 않니? 티비도 자동차도 없잖아. 티비랑 자동차 있으면 엄만 안 쓸쓸해? 아니 엄만 순심이만 있으면 안 쓸쓸해. 그래 순심아 우리 더 멀리 가자"라는 글을 올려 공감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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