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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SW도 한미 정상회담 '예의주시'
"현지법인으로 당장 영향 적어"…"점유율 상승시 현지 기업 압박 가능성"
2017-11-07 17:20:21 2017-11-07 17:20:21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토종 장비·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 압박 수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7일 아시아 순방의 일환으로 한국을 국빈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방문한 일본에서 기업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일본과의 무역은 공평하지 않다"며 대일 무역적자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미국 다산존솔루션즈 사옥 전경. 사진/다산네트웍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도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무역 압박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에 진출한 통신장비, SW 기업들은 당장 큰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미국 사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산네트웍스는 지난해 9월 존테크놀로지를 인수했다. 존테크놀로지는 이동통신사와 주요 기업에 통신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하는 나스닥 상장 기업이다. 다산네트웍스에 인수된 후 사명을 다산존솔루션즈로 변경했다. 다산네트웍스 관계자는 "현지에서 생산과 영업을 하고 있어 외부에서 미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기업들보다 당장은 무역 압박에 대한 영향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을 비롯해 운영체제(OS), 오피스 등을 갖춘 티맥스소프트는 뉴저지에 미국법인을, 시카고에 해외총괄법인을 두고 있다. 기업 시스템의 메인 프로그램을 재사용하면서 최신 IT 환경으로 전환해주는 솔루션 '오픈 프레임'을 내세워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대형 은행과 6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과 브라질, 캐나다에 각각 법인을 두고 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현지 기업들에 비해 점유율이 낮아 당장 큰 압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에서 생산과 영업을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현지 기업들의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재원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이 점점 올라가면 경쟁 관계에 있는 현지 기업들은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 사례처럼 현지 기업들의 압박이 높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 미군 기지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잘 풀려 미국 내에서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기를 바란다"며 "그것이 내가 여기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용산 기지를 거쳐 청와대로 이동해 정상회담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한미FTA의 재협상을 선언한 뒤 폐기 가능성까지 제기하며 무역 압박을 가한 바 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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